국제 국제경제

美 인플레 공포 진정됐지만… '금리인상 시기' 가장 큰 변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30 18:15

수정 2021.06.30 18:23

美 국채·물가연동국채 가격 차이
10년물, 5년물보다 낮게 나타나
길게보면 물가상승폭 감소 의미
증시도 연일 최고 기록 갈아치워
FOMC 과반이상 "2023년 인상"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물가상승 걱정이 진정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물가가 구조적으로 오른다는 우려가 줄어들었으나 물가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6월 29일(현지시간) 미 국채 가격 추이를 분석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자들이 보는 물가상승 위험 수준이 내려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CNBC는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레이트(Breakeven Inflation Rate·BEI)'를 근거로 들었다.

BEI는 같은 만기의 일반적인 미국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물가연동국채는 일반 국채와 달리 원금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해서 이자를 결정한다.
투자자는 물가연동국채를 구입하면 일반 국채 투자자에 비해 물가가 오를 때 상대적인 손해를 피할 수 있어 유리하다. 따라서 일반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가격 차이(BEI)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물가상승률로 통한다.

CNBC는 6월 28일 기준으로 5년 만기 국채의 BEI가 2.45%였지만 10년 만기 국채는 2.33%로 5년물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10년물의 BEI는 지난 10년 이상 5년물보다 높은 상태였다. 이는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물가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상승폭이 낮아진다고 본다는 뜻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렉의 닉 콜라스 공동 창업자는 "이번 자료는 시장에서 미국의 물가가 구조적으로 더 올라간다는 생각을 버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면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걱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물가 추세가 계속 내려간다면 2022년에 금리 인상이 1번에 그친다는 시장 전망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중에 풀고 있던 연준은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비난에도 계속해서 저금리와 자산매입(양적완화)로 돈을 풀고 있다. 시장에는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5%로 급등하면서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공포가 퍼졌지만 최근 점차 공포가 누그러지는 추세다.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토머스 바킨총재는 6월 29일 MNI 마켓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가능한 한 가장 극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금융완화) 정상화로 가는 걸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연준이 주택저당증권(MBS)의 매입을 국채보다 먼저 빠르게 축소할지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 언급했다. 이어 "연준이 무엇을 행해도 간소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전달이 쉬운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가진 바킨 총재는 고용자 수가 코로나19 전보다 760만명이나 하회하는 수준이라면서 "고용 면에서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오르고 있지만 채권 매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전에 고용 증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고용 문제에 대해 "진전이 느껴지지만 현저한 진전이라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CNBC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을 종합해 S&P500이 향후 12개월 동안 12.2% 오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 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연준은 6월 발표에서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이 2023년에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6월 29일 인터뷰에서 현재 미 경제를 "매우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상당히 많이 떨어지거나 물가가 계속해서 매우 높게 오를 것"이라며 "2022년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강규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