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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시진핑, 美 등 정면 대응 선포 "괴롭히면 머리 깨질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1 15:20

수정 2021.07.01 15:20

- 인민복 차림으로 "괴롭히면 머리가 깨질 것" 경고
- "가장 위대한 민족, 중국몽 매진"
1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미국 등 서방국가의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괴롭히면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또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라는 ‘중국몽’ 실현하겠다고 대내외에 재차 선포했다.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뜻하는 말이지만, 중국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의미, 즉 미국을 뛰어 넘는 최강국으로 굴기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인민복 차림으로 "괴롭히면 머리가 깨질 것" 경고
시 주석은 1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성루에 올라 중요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중국의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지도부 중 유일하게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했고 연설 중간 중간에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 주석 주변으로는 리커창 총리 등 중국공산당 지도부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도부를 비롯해 참석자 7만여명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이 지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누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공산당과 인민을 대립시키는 어떤 시도도 절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인류 문명의 성과를 받아들이지만 독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핵심이익 대만, 홍콩 문제를 놓고는 외세 간섭에 반대하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관철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대만 독립 도모를 단호히 분쇄하고 민족 부흥이라는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면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이자 중화민족의 염원”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중앙 정부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전면 관리와 통치를 하고 이들 특별행정구는 국가보안법을 실행해 사회 안정을 지켜야 한다”면서 “누구도 중국 인민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키는 굳은 결심,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특정한 국가나 세력은 지칭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세’, ‘누구’라는 단어의 사실상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부터 조 바이든 현 정권까지 미국의 지속적인 견제와 압박을 받고 있다. 무역·투자·기술·군사·우주·백신·대외확장 정책 등 광범위하다. 또 미국 중심의 서방국가는 대만 독립, 홍콩 자유,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등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 대회가 열린 베이징 톈안먼 광장. 100주년 기념 홈페이지 켭쳐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 대회가 열린 베이징 톈안먼 광장. 100주년 기념 홈페이지 켭쳐

■가장 위대한 민족, 중국몽 매진
시 주석은 중화민족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이라고 칭송했다. 5000년 역사를 통해 인류 문명 진보에 불명의 공헌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과거 아편 전쟁 등으로 모욕과 박해를 당하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은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중국몽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절대빈곤을 해결하고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모두 풍족한 삶)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전면 건설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공산당 창당(2021년)과 신중국 건국 100년(2049년)을 ‘2개의 백년’으로 지칭한다. 창당 100년은 샤오캉 사회 건설이 목표고 건국 100년은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은 리더십을 강조하는 발언도 중요 연설에 담았다.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열려면 중국공산당이 강력한 영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도의 주체는 중국공산당이지만 내년 10월 당대회에서 3연임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맡고 있는 자신을 ‘앞장서서 이끌고 지도하는’ 영도라고 표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강군 건설도 지시했다. 국가가 부강하려면 군대가 강해야 하고 군대가 강해야만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시 주석은 피력했다.

시 주석은 중국 내부 문제로 떠오르는 청년에 대해선 “미래는 청년의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 중국 청년들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는 것을 소임으로 삼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다른 나라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한 적이 과거에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면서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세계에 선포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이날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중국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전면적인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에 불과하다”면서 “조선(북한) 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은 자랑스러운 친선의 역사를 수놓아온 진정한 동지이고 전우”라고 우호를 과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