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저임금 두고 업주·알바 온도차…"인건비 비싸" vs "물가 따라가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4 14:15

수정 2021.07.04 14:15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 갈등…1만800원 vs 8720원
자영업자 "알바 쓸 여력 없어…코로나 위기 극복 먼저"
알바 "지난해 최저 인상 폭 기록…올해는 올라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 중인 노사가 '동결'(시급 8720원) 대 '23.9% 인상'(1만800원)의 요구안을 각각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 중인 노사가 '동결'(시급 8720원) 대 '23.9% 인상'(1만800원)의 요구안을 각각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현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을 이유로 동결이나 삭감을 주장하는 반면, 알바생들은 임금도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절충 방안을 찾아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동결이냐, 인상이냐…코로나가 변수?
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사용자위원들과 근로자위원들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6차 전원 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은 시간당 8720원으로 최저 임금 동결을 요구했으나, 근로자위원들은 올해보다 23.8% 인상하는 1만800원을 제시했다.

양측의 차이는 2080원에 달해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이견은 협상 테이블이 아닌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역상권을 채우는 자영업자와 알바생이 저마다의 이유로 임금 동결이나 인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이 임금 논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4년째 1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신모씨(32)는 "매출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알바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어림도 없다"며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보험료, 퇴직금까지 생각하면 적자가 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씨는 연중무휴 주 7일, 하루 12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급하게 가게를 비울 일이 생기면 신씨의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맡아주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을 차츰 올려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상황이라는 게 있지 않나"라며 "코로나19는 넘겨야 한다. 인상을 하더라도 업종별 차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사이에선 최저임금에도 차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편의점이나 카페 등은 다른 업종에 비해 업무 강도가 약하다 게 이들 주장의 근거다.

하지만 앞선 6차 전원 회의에선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부결됐다. 노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달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영업자 힘들지만…알바도 힘들다"

알바생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더라도 임금 동결이나 삭감은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1.5%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점을 들며, 내년도는 일정 수준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6개월째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방모씨(23)는 "자영업자도 힘든 건 알고 있지만 국내 임금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가가 상승하는데 최저임금도 그만큼 따라가야 하지 않나. 올해는 9000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편의점·카페 알바생 중 27.8%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일정 수준은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 들어 첫 두해는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으나 작년과 재작년은 전례 없이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며 "경영계와 노동계에서 입장 차가 커서 절충안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저임금제도라는 게 말 그대로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것 아닌가"라며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 인상은 필요한 듯 하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