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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열층'에 'Bay'까지… 코로나, 집값 키워드 바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5 08:15

수정 2021.07.05 10:01

e편한세상 영종국제도시 센텀베뉴 84A타입 4Bay
e편한세상 영종국제도시 센텀베뉴 84A타입 4Bay

[파이낸셜뉴스] #.내 집 마련에 나선 40대 직장인인 정모씨는 서울 불광동 H아파트 구입을 위해 부동산을 찾았다가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집이 1억원 가까이 비싼 것을 알게 됐다. 로열층, 로열동의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 이 매물은 단지 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4bay 평면이었다. 정씨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가치 상승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 결국 5bay 구조의 집을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아파트 매물 중에서도 평면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며 기존 로열층, 로열동과 더불어 구조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어서다.

이에 건설사들도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4bay를 넘어서 5bay, 6bay 등 평면구조를 다양화 하고 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간 보편화된 4bay 평면이 집값 상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된 서울 은평구 '북한산 힐스테이트 7차'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4Bay 구조인 110B타입이 올해 5월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보다 한달 앞서 거래된 2Bay 평면의 109E타입은 11억5000만원, 올해 3월에 거래된 3Bay 평면의 109A타입은 11억7000만원에 각각 주인이 바뀌었다.

서울시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전용면적 114㎡ 타입의 경우, 3bay와 4bay 평면 차이에 따라 가격에도 1억8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bay는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거실 및 방의 개수다. 거실과 방 1개가 전면부에 접하면 2bay, 거실과 방 2개가 접하면 3bay가 되는 식이다. 4Bay는 거실과 방 3개, 총 4개의 공간이 전면부에 접한다는 의미다.

1기 신도기 개발이 시작된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2bay, 3bay 평면이 대세였다. 그러나 공급이 늘면서 주택수가 모자라지 않은 상황이 되자 2010년대 초반부터 4bay 평면공급이 본격화 됐다. 4bay 평면은 2bay나 3bay에 비해 채광과 통풍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에 냉난방비 절감에 유리하고 확장 시 서비스 면적이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bay별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최근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주거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DL이앤씨가 소비자 니즈를 분석하여 내놓은 주거 플랫폼 'C2하우스'는 DL이앤씨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4bay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bay별 공간구성을 입주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단점 자체를 상품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내력벽 구조를 최소화하고 가변형 벽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입주민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집의 역할이 다목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 C2하우스는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평가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 역시 소비자 니즈를 잘 알고 있는 만큼 4Bay 평면의 진화와 함께 5Bay, 5.5Bay, 6Bay 평면구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나아가 아파트 전면에만 머물렀던 개방구조를 2면 이상으로 늘려, 더 높은 채광·통풍 효율을 노리는 평면 역시 등장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집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아파트에서의 'Bay'는 기존의 '향'이나 '로얄층'처럼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단계"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편화된 4bay 평면이나 향후 본격적으로 공급될 5~6bay 평면 중 본인에게 유리한 구조가 어떤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