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2년만에 만난 실종가족…"행복하게 살게요"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5 11:00

수정 2021.07.05 13:36

외교부·복지부와 협업해 해외 한인 유전자 분석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62년 만에 헤어졌던 가족이 극적으로 상봉했다.

경찰청은 4살 때 가족과 헤어졌던 진명숙씨(66)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오빠 B씨, C씨와 상봉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59년 인천 중구 배다리시장 인근에서 작은오빠 정형식씨(68)와 함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다 길을 잃어 실종됐다. 이후 진씨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소재 보육원을 거쳐 충남에 거주하는 한 수녀에게 입양돼 생활했다.

진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가족을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등 노력하다, 2019년 11월경 경찰에 신고하고 유전자 등록을 했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진씨의 실종 발생 개요 추적 및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실종 경위가 비슷한 대상자 군을 선별하던 중, 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작은오빠 정를 발견해 1대 1 유전자 대조를 위한 유전자 재채취를 진행했다.


다만 정씨는 캐나다에 거주 중이라 유전자 재채취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외교부·복지부와 함께 1월부터 운영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를 활용해 주 밴쿠버 총영사관에게서 정씨의 유전자를 외교행낭을 통해 송부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첫째 오빠 정형곤씨(76)와 가족들, 진씨가 직접 만나 상봉했다. 캐나다에 있는 둘째 오빠와는 화상으로 만나게 됐다.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한 진씨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전자를 등록한 덕분에 기적처럼 가족을 만나게 됐다"며 "도와주신 경찰에 감사드리며 남은 시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씨는 "동생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결국 동생을 찾을 수 있었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께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길 바라며 끝까지 애써주신 경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유전자 분석제도는 실종자 가족들의 희망"이라며 "경찰은 앞으로도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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