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 해운업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압도적인 1위였던 덴마크의 AP 몰러-머스크가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가족기업인 지중해해운(MSC)에 1위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이하 현지시간) 선박 주문 규모까지 더하면 MSC가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대 해운사가 된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인 최대 해운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MSC는 창사 50년만에 세계 최정상 자리를 예약해 뒀다.
세계 공급망의 핵심인 해운산업에서 이탈리아 가족 기업이 최고 자리에 오른 뒤 이를 굳힐 전망이다.
머스크에서 25년을 재직한 뒤 MSC로 갈아탄 소렌 토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의 경험을 바탕으로 MSC를 도약시키겠다면서 MSC는 가족 기업으로 비상장사여서 주주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대신 멀리 내다보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토프트는 가족 기업 MSC가 외부에서 CEO로 영입한 첫 인물이기도 하다.
MSC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팬데믹 덕분에 해상 물류가 폭증해 순익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두둑해진 지갑을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가 10여년에 걸친 초과설비로 인해 합병과 선박 공유 같은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었지만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이 붐을 타면서 위기가 한 방에 해소된 것이 MSC에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해운 컨설팅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MSC는 지난해 8월 이후 새 선박 43척과 중고 선박 약 60척을 사들였다.
비상장사이자 가족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MSC의 매출·수익 등은 베일에 가려있지만 팬데믹 이전 매출이 250억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컨테이너를 얼마나 실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면 선박 주문을 포함할 경우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대 해운사 자리를 꿰찬 것으로 보인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머스크가 보유 선박을 통해 수송할 수 있는 컨테이너 규모가 선박 주문을 포함해 약 4200만TEU 수준인 반면 MSC는 약 5000만TEU에 이른다. 기존 선단만으로는 근소한 차이로 머스크가 앞선다.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CMA CGM이 3, 4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한국 HMM은 대만 에버그린에 이어 8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