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샘, 매각협상 돌입] 마땅한 후계자 없고 몸값 뛴 지금이 매각 적기 판단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3 21:26

수정 2021.07.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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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남3녀 자녀 있지만 장남 사망
세자매도 회사 경영 참여 안해
코로나 호황에 매출 2조 돌파
조창걸 명예회장 등 지분 30.21%
시총 단순 비교해도 1조 달해
한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15.45%)과 특수관계인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지분 매각협상을 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1조3000억~1조7000억원(주당 약 25만원) 수준에서 논의 중이다. 한샘 본사 전경 한샘 제공
한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15.45%)과 특수관계인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지분 매각협상을 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1조3000억~1조7000억원(주당 약 25만원) 수준에서 논의 중이다. 한샘 본사 전경 한샘 제공
[한샘, 매각협상 돌입] 마땅한 후계자 없고 몸값 뛴 지금이 매각 적기 판단
국내 1위 종합가구 인테리어 업체인 한샘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인테리어 업계가 최고 호황을 누려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적기로 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샘은 과거에도 M&A시장에 나왔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바 있어서다. 또한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것도 매각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샘 지분 15.45%를 포함, 특수관계자 지분 30.21%에 대해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지분은 조 명예회장이 15.45%를 단독 보유하고 있으며 강승수 회장, 이영식 부회장, 안흥국 사장 등 등기이사와 조창식, 조은영, 조은진, 조은희 등 친인척 등을 포함해 30.21%를 특수관계자가 보유 중이다.

■마땅한 후계자 없는 영향 커

조 명예회장이 매각에 나선 이유는 마땅한 후계자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2세다. 조 명예회장은 1남3녀의 자녀들이 있지만 장남은 지난 2002년 사망했고 남은 세자매도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전자공시에 공시된 한샘 지분구조에서는 조창식(0.07%, 1만5400주), 조은영(1.32%, 31만1500주), 조은진(0.72%, 16만8750주), 조은희(0.88%, 20만7400주) 등 친인척이 1% 남짓만 보유하고 있다. 손자가 있지만 아직 10대다. 적임자가 아니면 아들을 비롯, 누구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 조 명예회장의 지론이다.

한샘은 올해 초 경영방침으로 △사업본부 핵심역량 확보를 통한 국내시장 10조 도전 △전략기획실 강화를 통한 10조 경영시스템 구축 △세계화 도전 기반 확립 등 3가지 목표를 정했다.

■코로나19로 몸값 뛰어

한샘이 매물로 나온 또 다른 이유는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적기로 판단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한샘은 지난 2년반 전에도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가격에 눈높이가 달라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하지만 2년반이 지난 지금 한샘의 몸값은 껑충 뛰었다. 이날 한샘 주가는 11만7000원대로, 시가총액은 2조7000억원 규모다. 한샘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조 명예회장의 한샘 지분 30%를 단순 비교해도 1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한샘의 성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샘의 높은 성장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집 꾸미기(홈퍼니싱)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등 유지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조7950억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14조723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리어가 호황을 누리면서 한샘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7% 급증한 2조674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2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올 1·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2% 뛰었다.

올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1억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26% 증가한 5530억5400만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66.26% 증가한 198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매장 확대계획을 통해 연말 성장성이 더욱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기 신규 주택공급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인테리어에 우호적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샘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인 조 명예회장이 1970년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업체다.
그는 당시 주부들이 부엌에서 아궁이 높이가 낮아 허리를 굽히고 일해야 했던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식 주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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