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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휘발유 정점"...육상 수송연료 비중 낮추는 정유사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0 06:00

수정 2021.07.20 06:00

휘발유, 경유 비중 낮추고
항공유·납사 비중은 확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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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경유 등 육상수송 연료의 생산 비율을 낮추는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신 항공·선박유나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 생산 비중을 대폭 높이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수소·전기차 등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조심을 보이면서 휘발유, 경유 수요가 조만간 정점을 찍는다는 분석이 나오자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휘발유, 경유 등 육상 수송연료의 생산 비중을 제로(0)에 가깝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휘발유나 경유를 많이 뽑아내도록 2차 고도화 공정이 만들어져 있다"며 "장기적으로 휘발유, 경유 수요는 줄고 항공유, 선박유 수요는 유지된다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는 다른 방법으로 육상 수송연료 비중을 낮추려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다.

두 회사 모두 '납사' 비중을 높이는 COTC(Crude Oil to Chemicals)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납사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다. 기존 단독 정유설비의 납사 생산 비중은 평균 8%에 불과하지만 COTC 기술이 적용되면 40% 이상으로 올라간다.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석유화학 기업 하니웰 UOP과 '하이브리드 COTC' 기술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제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에 COTC 기술의 일종인 'TC2C' 기술 도입을 위한 설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관련 기구 및 연구 기관들의 분석도 유사하다.

대부분이 향후 3~9년 내 수송 연료가 정점을 찍은뒤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휘발유 수요는 2024년, 경유 수요는 2024~2025년 정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는 2030년에 휘발유 수요가 최대치를 찍는다고 관측했다.

전기·수소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하면서 기존 육상수송 연료의 지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출시를 완전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먼 이야기처럼 들렸던 휘발유, 경유의 퇴출이 이제 피부로 느껴지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며 "정유사마다 기존 정제 시설을 없애거나 가동을 중단하기보다는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보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