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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발언 때리고 기본소득 꼬집고… 여야 협공받는 이재명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5 19:34

수정 2021.07.25 19:34

이낙연 "호남 문제삼아" 비판에
이지사측 "지역주의 충격" 맞불
최재형 "月 8만원이 무슨 도움"
野는 기본소득 비판에 화력집중
25일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파 당원들이 푯말을 들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파 당원들이 푯말을 들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두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지역감정 조장 발언"이라고 맹폭하며 양측이 정면 충돌했다. 이 지사의 독주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던 여권 대권 구도가 이 전 대표의 지지율 급반등으로 치열해지면서 대선 후보가 선출되는 10월까지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 측은 '백제 발언'이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비하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광주를 찾은 이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이 지역감정 조장을 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음해"라면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 공격하는 것은 굳이 얘기하면 선거법이 금하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언론 인터뷰 중 언급한 '백제 발언'을 겨냥해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미래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후보께서 한반도 5천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으셨다"며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전날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제 발언이 거론된 언론 인터뷰 녹취록을 직접 올리며 "인터뷰에서 전국적 확장력을 가진 내가 민주당 후보로서 본선 경쟁력이 크다는 말씀을 드렸을 뿐 이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역주의 조장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인터뷰 기사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녹취록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며 "현실적으로 이길 카드가 뭐냐 봤을 때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고, 전국에서 고루 득표받을 수 있는 후보가 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훼손하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이낙연 캠프가 꺼내들어 지지율 반전을 노리다니,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이 전 대표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찬성 여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등에 이어 또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지면서 양측간 감정의 골이 메우기 어려울 만큼 깊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충남 공주·부여를 지역구로 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견강부회 식의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고 비판하는 등 대권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이 지사가 여야 모두의 타깃이 된 모양새다.


이 지사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 실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월 8만원은 우리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서 자립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라며 "동문서답이 진짜 구태정치"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이 기본소득을 '전국민 외식수당'으로 꼬집으며 "국민의 부담인 연 50조원의 재정을 써서 모든 국민에게 월 8만원씩 나눠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 지사가 "분기별 지급을 굳이 월로 쪼개 소액이라 비난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구태 중에서도 구태정치"라고 반박한 것을 재차 비판한 것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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