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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vs 崔’ 줄서는 국민의힘… 계파정치 재현 경고음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19

수정 2021.07.27 18:19

윤석열-최재형 라이벌전 가열
尹, 부산 등 돌며 당내인사 스킨십
의원 40여명 "입당 촉구" 러브콜
崔, 접경지역 챙기며 안보 행보
김영우·정의화 등 안팎서 지원도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2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인이 건넨 킹크랩을 들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2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인이 건넨 킹크랩을 들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최재형 전 감사원장(가운데)이 27일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군 중면 두루미그린빌리지를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최재형 전 감사원장(가운데)이 27일 접경지역인 경기 연천군 중면 두루미그린빌리지를 방문해 실향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8월 초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결심과 최 전 원장의 대권 도전 선언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향후 1~2주간 두 사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선 두 주자를 지지하는 인사들간 견제도 가시화되면서 당내 '윤석열계 vs. 최재형계' 구도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尹은 PK, 崔는 안보..분주한 라이벌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초읽기에 들어가 지지율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고, 신속한 입당으로 여의도 정치에 발을 담군 최 전 원장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을 방문해 지역현안을 챙기며 'PK(부산·울산·경남) 민심'을 공략했다. 그는 '부산 데뷔전'에서도 국민의힘과의 거리를 좁혔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김희곤·안병길 의원과는 한 돼지국밥 집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최 전 원장은 유엔군 참전의 날인 이날 유엔군 화장장을 방문하고 접경 지역의 실향민들과 면담을 하는 등 안보 행보에 나섰다.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 인식을 정조준하며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의 자유, 생명,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우리 정부가 '남북 평화'를 계속 얘기했지만 평화라는 것은 말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실력과 의지로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켜내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윤석열계' '최재형계'..계파 우려

이같은 상황 속에 두 사람을 향한 전현직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지지세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이 '친윤 대 반윤' 구도에 이어 '윤석열계'대 '최재형계'의 구도로 나눠질 수 있는 가능성에, 새로운 계파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40여명의 현역 의원들은 윤 전 총장에게 입당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이 중 윤 전 총장의 대권도전 선언식에도 참여하며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정진석·권성동·장제원·정점식·유상범·윤주경 의원 등 25명에 달한다. 여기에 이학재·이두아·박민식 전 의원 등은 캠프에 영입돼 공식 직책을 갖고 뛰고 있다.

이에 맞선 듯 '최재형 지지'를 공개 선언한 의원들도 그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조해진·박대출·김용판·김미애·최승재·조명희·정경희 의원 등이 '최재형계'로 분류되며, 이들 중 일부는 전날 긴급 모임을 갖고 최 전 원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상황실장으로 캠프에 투입됐고 '정치원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물밑에서 최 전 원장을 지원하고 있다.

각 주자를 지지하는 인사들은 벌써부터 신경전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김영우 상황실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캠프의 국민의힘 인사 영입을 두고 "세 불리기"라고 작심 비판했다. 또 "(윤 전 총장이) 먼저 입당하고 나서 당직자들 이름이 캠프 조직도에 올라가는 게 순서인데 욕심이 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권성동 의원은 계파 자체가 없다는 주장으로 맞받아쳤다. 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친윤 대 반윤'으로 언론에서 갈라치기를 하는데 적절치 않다"며 "'친윤'이 우리 당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믿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겠다는 건 민주정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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