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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유쾌한 반란…대한민국 희망을 쐈다 [아듀! 도쿄올림픽]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8 18:27

수정 2021.08.09 16:19

금6·은4·동10 ‘종합 16위’ 마무리
아쉬운 성적 속 10대 활약상 눈길
3년 후 파리올림픽 메달 기대감
남자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슈팅 후 환호하고 있는 김제덕/사진=뉴시스
남자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슈팅 후 환호하고 있는 김제덕/사진=뉴시스
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여서정.뉴시스
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여서정.뉴시스
Z세대의 유쾌한 반란…대한민국 희망을 쐈다 [아듀! 도쿄올림픽]

성화는 꺼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8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했다. 금메달 순위로는 전체 16위에 그쳤다.

당초 목표인 금메달 7개,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에는 미치지 못했다. 양궁에서 4개, 펜싱과 체조에서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을 따냈으나 태권도에서 '노골드'로 종주국의 위상에 먹칠을 했다.
또 그동안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온 레슬링, 유도에서 금맥을 찾지 못했다.

6개의 금메달은 본격적인 한국 스포츠 중흥기에 돌입한 1980년대 이후 최저 타이기록이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서 건국 이후 첫 금메달(레슬링·양정모)을 따냈다. 1984년 LA올림픽(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은 불참)에선 6개의 금빛을 적중시켰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린 1988년 서울올림픽서는 12개로 늘렸다. 21세기 들어서는 시드니(8개), 아테네(9개)로 이어지며 세계적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베이징(13개)과 런던올림픽(13개)에서 정점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한국 스포츠는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2016년 리우올림픽서는 금메달 수 9개로 떨어진데 이어 마침내 도쿄에서 1984년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이는 한국 스포츠가 국가 주도의 엘리트 스포츠에서 생활 스포츠 위주로 바뀌면서 필연적으로 예고된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생활 스포츠에서 다시 엘리트 스포츠로의 전환을 꾀한 일본은 비록 홈팀의 이점을 살린 결과이긴 하나 27개의 금메달을 따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7번의 올림픽서 한 번을 제외하곤 늘 한국에 뒤졌다. 하지만 엘리트 위주로 정책을 바꾼 지난 리우올림픽서 12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단번에 한국(9개)을 앞질렀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반란'을 일으킨 10대들이 안겨준 신선한 충격으로 인해 2024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설렘을 갖게 만들었다.

"코리아, 파이팅!"

그 시작은 양궁장에서 울려퍼진 한 10대 소년의 함성에서 비롯됐다. 김제덕(17·양궁)은 안산과 짝을 이룬 혼성단체전서 첫 금메달을 선물해주었다. 이후 남자 단체전까지 휩쓸어 2관왕에 올랐다.

김제덕은 일본과의 준결승 슛오프서 결정적 한 발로 신궁 한국의 왕관을 지켜냈다. 한국과 일본은 28-28로 동점을 이뤘으나 김제덕의 10점 화살이 일본보다 2.4㎝ 더 중심에 가까워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여서정(19·체조)은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여서정은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달을 획득했다. 또 아버지 여홍철(1996년 애틀랜타 도마 은메달)과 더불어 첫 부녀 메달리스트에도 올랐다. 여서정은 결선 1차 시기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여서정'을 멋지게 성공시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메달보다 더 짜릿한 감동은 '깜짝 스타'를 만날 때다.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황선우(18·수영), 신유빈(17·탁구), 안세영(19·배드민턴), 서채현(18·스포츠클라이밍)이 보여준 파이팅은 더위와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모처럼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서 결승에 진출했다. 자유형 100m 결승행은 육상 100m와 마찬가지로 신체적으로 불리한 아시아 선수에겐 매우 어려운 난관이다. 1956년 이후 어느 아시아 선수도 그 일을 해내지 못했다.

황선우는 결승서 47초82로 5위를 차지했다.
200m서도 결승에 진출 7위에 올랐다. 현재의 성장 추세라면 3년 후 파리올림픽에서는 메달권 진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첫 출전한 올림픽서 선전한 신유빈, 안세영, 서채현의 감동적인 모습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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