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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로봇산업 도약 기회 '테스트필드 혁신사업'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9 18:35

수정 2021.08.09 18:35

[특별기고] 로봇산업 도약 기회 '테스트필드 혁신사업'
3000억 규모의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 혁신사업' 을 유치할 지방자치단체 공모가 진행돼 선정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로봇 종합 테스트필드는 로봇제품과 시장사이의 간극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돼 우리 로봇산업이 도약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스트필드가 필요한 대표적인 제품은 자동차이다. 자동차는 전 세계의 '기후와 지형' 조건에서 정상 주행해야 하는데, 일반 도로에서는 이러한 성능 테스트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하 40도 혹한의 알제플로그(스웨덴), 영상 60도 혹서의 모하비(미국), 험난한 지형에 만들어진 자동차 경주용 뉘르부르크링 서킷(독일) 등이 유명한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세계 각지에 각자의 테스트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로봇이 테스트필드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자동차와 다른데, 우리 '사회와 제도'가 아직 로봇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있기 때문이다.
로봇의 주행 환경은 도로, 인도, 실내 등 다양하다. 주행 공간은 사람과 함께 쓰게 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간 이동을 하기도 하고, 자율주행을 위한 카메라에는 주변 사람도 함께 촬영된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상 로봇이 설 자리는 없고, 사람과의 겹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안전 규정, 촬영된 주변 사람의 개인정보 보호, 엘리베이터와의 통신 등으로 인해 로봇은 실험실 밖을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이다. 일정 공간에 로봇이 사용되는 실제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로봇들을 운용하면서 로봇에 대한 인증체계는 물론 로봇 규제혁신도 함께 만들어가게 된다. 로봇기술 발전은 물론 로봇을 수용하기 위한 사회와 제도혁신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에는 개발되는 로봇제품의 테스트 장소로, 로봇 인증센터로 계속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가 만들어지면 다양한 기업에서 각자의 로봇을 가져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이 활용하고 싶어하고, 연구자가 편안하게 연구할 수 있는 실 환경 인프라와 편의시설을 잘 갖추는 것 또한 테스트필드 설계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환경 인프라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접목된 미래 도시 개념이 도입돼야 할 것이다. 로봇·사람이 공존하는 네이버 제2사옥이 모델이 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시설이 자칫하면 자립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월드컵 이후의 정상운영도 함께 고려된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로봇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 혁신사업 유치에 6개 지방자치단체가 뛰어들었다.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자체 선정은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의 지리적·환경적 요소를 확정 짓는 일로 향후 성공적인 사업추진과도 맞물리는 중요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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