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경고수위 높인 北 "남조선, 긴장 격화 선택.. 안보위기 느끼게 해줄 것"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1 08:23

수정 2021.08.11 10:00

北, 한·미 연합훈련 '또 저격'
김여정 담화-연락선 무응답
이어 김영철 경고담화 발표
전문가 "사실상 도발 예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 시행 이후 당국자 담화, 통신연락선 단절을 통해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11일 담화를 통해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한 지 하루 만이다.

김영철 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내외의 한결같은 기대 속에 힘들게 마련됐던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8월 10일부터 우리 국가를 적으로 간주해 진행하는 전쟁연습을 또다시 벌려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간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마련된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을 시행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10일부터 13일까지 사전훈련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실시, 16일부터 26일까지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한다.


김 부장은 특히 한국이 김여정 부부장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1일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연합훈련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암담하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김 부장은 '김여정 담화' 내용을 읊으면서 "남조선 당국에 분명한 선택의 기회를 주었던 것"이라며 "우리의 권언을 무시하고 동족과의 화합이 아니라 외세와의 동맹을, 긴장 완화가 아니라 긴장 격화를, 관계 개선이 아니라 대결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 부장은 "이제는 우리도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며 "스스로가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했는지,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마지막으로 김 부장은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하여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시작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가 계류돼 있다. 2021.8.10/뉴스1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시작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가 계류돼 있다. 2021.8.10/뉴스1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것임을 더욱 분명히 했다.
사실상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이번 담화를 통해 북한은 남북관계를 대적관계로 유지할 것"이라며 "지난달 27일 남북이 밝힌 통신선 복원과 관계 개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영철 부장의 담화는 일단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군사적 적대행위를 감행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라며 "다만 북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레드라인을 넘을 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고 내다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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