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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경]반도체 관련주의 배신, 향후 투자 전략은?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4 09:42

수정 2021.08.14 10:10

[주보경]반도체 관련주의 배신, 향후 투자 전략은?


[파이낸셜뉴스]안녕하세요 머니클래스의 주식으로 보는 경제, 주보경입니다.

이번주 많이 힘드셨죠?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분들도 팔아야할지 들고가야할지 고민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주는 올 초에 일단 대형주를 사고 묻어두라는 말에 묻지마 투자를 하셨다가 최근 수익률 하락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한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지난주는 삼성전자 주가가 3일 동안 5% 넘게 올라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어떻게 될지 3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분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중 2번째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주 삼성전자는 8만 원대가 무너지고 7만 원 중반대까지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동안 7% 넘게 하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더욱 심각합니다.
8월 3일 12만 원이었던 주가가 지금 10만 원대까지 빠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원이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5일부터 12일까지 무려 18.17%나 하락했습니다.

아시다시피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회사인데요. 3위 네이버와 차이가 불과 8천억 여원 밖에 안 돼서 시총 2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올해 초 급등했던 대형주들이 3월 이후부터 6개월 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한데요. 현대차도 올해 1월 11일 28만 9,000원으로 30만 원 문턱까지 올랐다가 2분기 반도체 쇼티지 영향으로 주춤하면서 21만 9,000원까지 빠졌습니다.

LG화학도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슈로 올초 105만 원에서 현재 87만 8,000원까지 빠졌고,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부분 분사 이슈로 32만 7,500원에서 24만 2,0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2분기까지는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급등하면서 그나마 대형주 중에서는 체면치레를 한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믿었던 대형주들이 배신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먼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해나가고 있는데요. 지난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20.2%로, 앞으로 이 비중을 줄여서 2026년에는 14.5%까지 비중이 축소됩니다. 지난 4월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것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보유 기준보다 더 늘리는 것에 대해 의결은 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를 많이 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최근 매도세가 거친데요. 지난달 무려 우리 돈으로 약 3조 5,200억 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올초에는 차익실현, 투자심리 약화 등으로 '팔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순유출 됐습니다. 4월 순유입으로 전환되면서 매도세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5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코스피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국내 방역이 다른 해외 국가 대비 좀 우수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급등하고 백신 접종률이 부진하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더 약해지고 있습니다.

또 중국과 미국의 분쟁 때문에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니까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투자 자금들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오르면서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가 약해지자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 머무를만한 매력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터져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해외여행이나 소비를 못하면서 돈이 남게 됐고, 그 돈을 자동차나 휴대폰, PC 등 전자제품에 많이 사용하면서 반도체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D램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나마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D램 현물가격의 하락 기울기가 이번 주 들어서면서 가팔라지기 시작하면서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고정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라는 전망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시장조사기관 프렌드포스에서 PC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때문에 D램 가격이 4분기 최대 5%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자 CLSA증권, UBS, CS증권, 맥쿼리증권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한 매도세가 폭발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5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는데요.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16만 5,000원에서 13만 원으로 21% 내려 잡았습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기존 15만 6,000원에서 8만 원으로 무려 절반 가까이(48.7%) 낮췄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사들인 사람들은 코스닥이나 바이오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은 좀 더뎌도 10~20%씩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주식을 산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가를 팔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님들을 취재한 결과, 이번 급락은 외국인 매도세와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합쳐지면서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물론 보수적으로 보는 하우스에서는 3년 만에 찾아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서 다시 예전의 가격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현재 낙폭은 과도한 면이 있고 기존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추가로 나올 매물도 거의 떨어져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즉, 연말 전까지 전고점 회복 수준의 유의미한 반등은 힘들겠지만 주가가 공포감을 반영해 단기간에 급락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2021~2022년 평균치 BPS, 주당 순자산가치는 9만 6,161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PBR, 주가순자산비율은 1.0배일 때 주가는 9만 6,161원입니다. PBR 1.1배의 주가는 10만 6,000원인데, 앞으로 분기마다 2조 원씩 영업이익을 낼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PBR 1.1배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즉 10만6000원이 바닥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4분기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3분기에 여전히 가격 상승이 예정 돼 있고 또 경기 회복으로 수요 증가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 하락 우려가 되고 있는 PC용 D램 역시 전체 D램 시장에서의 비중은 10%대 밖에 안 되고, 여전히 모바일·서버용 D램 제품의 수요는 견고하기 때문에 실제 D램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래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패닉 셀’ 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대형주의 경우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로 들어간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좀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주가를 바라보고 기업을 바라보는 것이 낫다는 조언입니다. 지난해 역시 7월에서 9월까지 외국인 매도세 등으로 코스피가 지지부진했지만, 10월 이후 돌아온 외국인과 동학개미 운동 등으로 코스피가 급등한 만큼 단기적인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한 사람들은 비중을 확대해 상승을 도모하고 일부분은 가치주에 편입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보라는 조언입니다.

다만 대형주들이 올초 주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나와야한다는 분석입니다. 전기차나 2차전지, 반도체, 인터넷 등 국내 경제를 이끌어갈 종목들이 4차산업과 향후 미래 신사업에 관련이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신규 모멘텀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만큼 단기적으로 보기 보다는 길게보고 투자해야한다는 분석입니다.

오늘은 최근 급락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 지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다음주에도 새로운 소식, 도움되는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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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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