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이재용 240조 ‘큰 선물’에 모처럼 삼성전자 주가 3% 상승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4 16:18

수정 2021.08.24 16:18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파이낸셜뉴스]삼성이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산업 육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3% 이상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이후 6개월만이다.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300원(3.14%) 오른 7만5600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25일 전 거래일 대비 3300원(4.02%) 오른 8만5300원으로 마감한 이후 3%대 이상 상승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5일부터 20일까지 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5일 기준 8만2100원이었던 주가는 20일 7만2700원까지 내려가면서 이 기간 11.44% 빠졌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7조5305억원이나 팔면서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이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는 등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구조 개편에 적극 대응한다고 밝히자 주가는 반등했다. 이 금액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이뤄진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발표됐던 투자금액 180조원보다도 큰 규모다.

이처럼 주가 상승 모멘텀이 나오자 이날 개인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각각 669억원, 76억원 매도했지만 기관이 711억원을 사들이면서 주가는 상승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삼성물산(1.94%), 삼성생명(2.50%) 등이 상승 마감했다. 장중 94만50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5만3000원(5.25%) 내린 9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와 더불어 외국인의 ‘셀반도체’로 홍역을 앓았던 SK하이닉스 역시 이틀 연속 상승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94%) 오른 10만5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0.49% 상승에 이어 이틀 간 2.43% 상승하며 10만원대에 안착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D램 반도체 가격하락 우려에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 매도세가 거칠었지만 17일부터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회복 중이다.

17일부터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2477억원 사들였으나 이번 주 들어 23일 또 다시 274억원을 매도하며 또 다시 매도세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하루 만인 24일 520억원을 사들이면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약세가 이저지지 않는다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업종 분석보고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영향을 주는 중요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라며 "원화강세였던 2019년 1~2월, 2020년 12월~2021년 1월 주가 상승이 이를 보여준 만큼 반도체 대형주의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지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가 그친 반면 삼성전자의 매도세는 여전한 것은 한국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는 더 이상 반도체를 이슈로 한 게 아니라 한국증시에 대한 매도로 풀이해야 한다”면서 “이번 주 잭슨홀 미팅, 내달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을 통해 테이퍼링 관련 불안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한국증시 등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외국인 이탈 우려가 여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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