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이 26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를 두고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탈레반은 사건 배후로 알려진 ‘IS 호라산’을 비난하면서도 미군이 약속대로 이달 말까지 아프간을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대변인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언급하고 “불행히도 공항은 탈레반의 통제범위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인접 지역 치안은 미국인들이 책임져야 하며 우리는 거기에 없었다”면서 “공항 주변을 비롯해 탈레반이 지키는 곳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은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직후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일대를 장악한 채 탈레반과 대치하고 있다.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이었다. IS와 탈레반 모두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지만 IS는 탈레반마저 세속에 물든 수정주의 세력이라며 적대하고 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도 테러 직후 트위터에다 “우리는 미군이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카불 공항 민간인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26일 연설에서 이번 공격과 탈레반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서방 군대에 미루면서도 철군 시한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탈레반의 모하마드 나임 대변인은 범아랍매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카불 공항에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였을 때 영향을 외국군에 경고했다"라면서 "이와 관련한 적절한 보안 조처가 없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카불 점령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자 상당수를 감옥에서 풀어줬고 이 가운데 IS 호라산 대원들도 섞여 있었다.
한편 무자히드는 미군이 지난해 평화조약에서 약속한 대로 이달 31일까지 철군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이 정해진 시일에 철수하길 요구한다”며 체류 기한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이 아닌 민간인의 경우 이달 31일 이후에도 “사정이 허락되면 출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