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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극장 개봉에 눈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31 03:35

수정 2021.08.31 03:35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로고가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러스 헐리웃의 넷플릭스 건물에 붙어있다. 로이터뉴스1
넷플릭스 로고가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러스 헐리웃의 넷플릭스 건물에 붙어있다. 로이터뉴스1

영화관 최대 라이벌인 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자사 제작 영화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것에 눈 길을 돌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JP모간 애널리스트 알렉시아 콰드라니는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넷플릭스가 영화관 상영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분석노트에 따르면 콰드라니를 비롯한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영화산업 최대 컨퍼런스인 시마네콘에 참석해 여러 영화관 업체 경영진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들었다.

영화관 경영진들은 넷플릭스가 자체 영화들을 제법 오랜 기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것에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콰드라니는 "넥플릭스는 자사 제작 영화들이 지금보다 더 큰 문화적 충격을 미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는 기존 영화사들과 달리 영화관을 통해 수입을 거두는 것에 덜 흥미를 보여왔다. 가능한 자사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빨리 영화를 올려 가입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가입을 끌어내는 것에 중점을 둬왔다.

거대 자본으로 영화들을 쏟아내는 넷플릭스의 영화관 이탈은 전통적인 할리웃 영화들의 극장 개봉 흐름을 뒤흔들었다.

영화사들은 그동안 영화를 제작하면 먼저 영화관에서 약 석달을 상영한 뒤에야 주문형비디오(VOD)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돌렸지만 넷플릭스가 곧바로 온라인에 영화를 풀기 시작하면서 이 관행도 흔들렸다.

심지어 영화업계를 좌우하는 디즈니마저 자사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활성화를 위해 영화관, 온라인 동시 개봉이나 영화관 상영 기간 대폭 단축 등을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들이 문을 닫은 것이 핑계거리가 됐다.

최근 영화 '블랙위도' 극장 상영기간을 대폭 줄인 뒤 디즈니플러스에 올린 디즈니는 영화 주인공으로 출연한 스칼릿 조핸슨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큰 흐름은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영화사들은 영화관 상영 기간을 90일에서 45일로 줄이고 있다.

콰드라니는 이같은 흐름이 되레 넷플릭스의 역발상 원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는 이제 영화관 장기 상영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 영화를 만들면서 아카데미상 후보 자격을 갖추기도 했다.

그렇지만 넷플릭스의 영화관 개봉 영화 비중 확대가 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영화관 개봉을 위해서는 영화를 현상해야 하고, 광고도 해야 한다. 콰드라니는 현상, 광고 비용이 대개 5000만달러 정도가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돈을 들여 개봉을 해서 충분한 수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할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대개 광고비로 영화 제작비의 절반 정도를 추가로 쓴다.

영화 제작비가 2억달러였다면 이후 광고비로 1억달러가 더 지출된다는 뜻이다.

영화 광고는 상영에 앞서 급격히 늘다가 개봉한 뒤에는 잠시 뜸을 들인 뒤 개봉 1~2주 뒤에 다시 크게 늘어난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추가 광고다.

이 광고비를 들여 수익을 내려면 극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흥행을 거둬야 가능하다.


팬데믹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영화관들이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영화관 개봉 영화 제작이 성공을 거둘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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