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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이 없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멈추거나 줄이거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6 18:12

수정 2021.09.06 18:12

동남아국가 델타변이 셧다운 영향
반도체 이어 다른 부품도 공급 차질
GM·포드 북미공장 일부 가동 중단
폭스바겐 핵심 볼프스부르크공장
6만명 일하는데 하루 한조만 근무
부품이 없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멈추거나 줄이거나
자동차 부품 공급 부족현상이 기존 반도체에서 플라스틱, 유리, 배선 등 각종 차량용 부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차량용 부품을 생산해 공급해온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판도까지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에 이어 다른 부품까지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생산 차질과 함께 자동차 가격 상승이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동남아 국가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좋아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와 렌터카 가격도 모두 내년까지는 고가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품 부족에 업체들은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인기 차종을 우선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과 유리, 배선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을 겪고 있다.

■차량 재고 확보 등에 1년여 소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인기 차종인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것을 포함해 일부 북미 공장 가동을 2주간 중단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신차 판매는 18%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 도요타는 북미와 일본에서 지난달부터 2개월간 올해 목표의 40%인 36만대를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 업체들도 부품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 등 유럽 대형 자동차업체들은 공급망 병목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스바겐 핵심 생산시설로 6만명이 일하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지난 여름 휴가 뒤 가동을 재개했지만 하루에 1개조만 근무하고 있다. 폭스바겐 산하 아우디와 경쟁사 BMW, 벤츠를 만드는 다임러 등도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자 직원 수천명을 쉬게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 파트너스는 자동차 생산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해도 차량 60일치 재고 확보와 가격 하락이 나타나려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동남아시아에서 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자와 의류 등 다른 산업에서도 델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심각하다며 앞으로 생산지 다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시안 페너는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가 여전히 외국인 직접투자지로 계속 각광받겠지만 생산 공장을 다시 본국으로 가져오는 '리쇼어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를 크게 바꾸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 부품난 24년만에 최고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제조업체들이 공급망 차질로 제때 부품이나 원자재를 제공받지 못해 사상 최대 규모의 납품 적체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은 쌓여 있지만 부품이 없어 생산을 못해 납품과 주문간 격차가 사상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IHS마킷의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PMI에 따르면 유로존 제조업체들의 출하물량과 주문물량간 격차는 관련 통계 작성 24년만에 또 다시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 공급망이 삐거덕 거리면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데다, 물류망 역시 대규모 수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특히 반도체 대란을 겪는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심각한 부품 부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IHS마킷의 기업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엄슨은 "이같은 공급 문제들은 주문 대비 제품 생산 부족 강도를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서 "7월 기록한 24년만의 최고치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제품 공급 부족은 제조업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제품 가격은 지난달 전년동월비 2.7% 급등했다. 이는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월비 상승률을 10년만에 가장 높은 3%로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제조업 활동 둔화는 유럽의 수출주도형 경제 회복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산업생산이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해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분데스방크가 올해 독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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