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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강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한번만 본 사람 없는 OTT
60대 이상 구독자도 25%↑
글로벌 주도권 경쟁 불붙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 있어야
레드오션도 이겨낼 수 있어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한번만 본 사람 없는 OTT
60대 이상 구독자도 25%↑
글로벌 주도권 경쟁 불붙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 있어야
레드오션도 이겨낼 수 있어
전통 TV시대가 저물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OTT 가입자수가 연평균 13.4%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OTT 월별 이용자수 추이(eMarketer, 2019)에 따르면 2017년 46.9%에서 2021년 57.3%로 꾸준한 증가세다.
따끈따끈한 신작이 공개되는 플랫폼 역시 바뀌고 있다. 미국의 경우 스트리밍을 통한 공개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나 케이블은 그 반대다. 자국뿐 아니라 해외 케이블TV채널 다수를 운영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의 경우 지난해까지 스트리밍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지만 2021년엔 110건으로 늘었다. 이는 케이블(125건)을 통한 공개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대표는 "한마디로 OTT가 핫한 산업군으로 부상했다는 증거"라며 "그 덕분에 OTT 기업 간 시장주도권 확보 싸움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시장만 봐도 '공룡' 넷플릭스가 선두를 점유한 가운데 K-OTT인 웨이브와 티빙이 바짝 추격 중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과 '마블' 시리즈로 중무장한 디즈니플러스가 가세한다. 이 대표는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애플TV플러스, HBO맥스가 국내 진출을 모색 중이며 중국의 아이치이와 텐센트도 뒤를 이을 태세"라며 "한국은 그야말로 글로벌 OTT 기업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연간 직접 제작비로 3000억~5000억원을 썼는데, 올해 넷플릭스 한곳에서 5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비교했다. "웨이브도 애초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한다"며 "티빙, KT의 시즌 등도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웨이브는 올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약 2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 최근 신규 가입자 확대를 이끈 '유 레이즈 미 업'과 같은 오리지널뿐 아니라 방송보다 빠른 선공개, '모범택시' '오월의 청춘' '검은 태양'과 같은 웨이브 독점 드라마 그리고 상반기에 설립한 자회사 '스튜디오 웨이브'의 오리지널 기획 작품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다른 특이점이 있다"며 "오리지널도 해야 하지만 채널 동시 방송 모델, OTT 상영 후 채널 공개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요즘은 넷플릭스에 대적할 수 있는 해외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NBC유니버설, MGM, 소니, HBO 등 해외 유수 제작사의 텐트폴 콘텐츠를 확대 중"이라며 "월정액 이용자는 5000여편의 영화를 무제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갈수록 손바닥 속 스마트폰이 아니라 대형 화면의 스마트TV로 OTT를 보는 추세다. 이에 "오리지널 경쟁뿐 아니라 이용행태 중심의 메뉴개편·큐레이션 등 서비스의 질과 화질·음질 등 동영상 시청경험 개선 등 기술력도 고도화하고 있다"며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각 플랫폼만의 핵심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미디어·콘텐츠산업 정책에 대한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한국의 콘텐츠산업은 K반도체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며 "OTT 시장이 커지려면 정확한 산업진단을 통해 과감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망사용료·규제·세금 등 해외 OTT 플랫폼과의 역차별 최소화, 전통 미디어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짚은 뒤 무엇보다 "토종 OTT가 글로벌 OTT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종 OTT는 세계로 진출하면 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K-OTT와 K-콘텐츠의 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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