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횡보장에 자사주 사들이는 상장사… 약발 먹힐까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9 18:16

수정 2021.09.09 18:22

상장사 49곳 하반기 매입 결정
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기대감
메리츠화재 공시후 주가 30%↑
횡보장에 자사주 사들이는 상장사… 약발 먹힐까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 이슈,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대한 우려로 최근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없이 횡보하자 기업들이 주가 부양책에 나선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는 49개(직접·신탁 합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0개사에 비해 9개(22.5%)나 늘어난 규모다. 특히 이 기간 코스닥 자사주 공시 기업이 24개에서 32개로 늘었다.

상장사들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다.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시장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메리츠화재와 유한양행의 경우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8월 31일 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 1일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후 오름세를 지속, 현재는 3만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8월 30일 500억원 상당 자사주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이후 8일까지 7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디에스케이 역시 지난 7월 9일 36만6300주의 자사주를 3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고, 다음 날 주가는 10.53% 뛰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을 10% 낮추겠다고 공시한 직후 주가가 18% 하락했다. 이후 지난달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후로 주가가 30% 가량 올랐다"면서 "3차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강한 수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자사주 매입 공시가 뜨면 시중 유통 주식 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더해 기업의 책임 경영,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 기대감이 커지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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