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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이번엔 우라늄에 꽂혔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4 07:10

수정 2021.09.14 07:10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페센하임의 EDF 소속 원자력 발전소에 지난해 2월 20일(현지시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기후위기로 각각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이 원료인 우라늄 광산업종에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프랑스 페센하임의 EDF 소속 원자력 발전소에 지난해 2월 20일(현지시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기후위기로 각각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이 원료인 우라늄 광산업종에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홀딩스에 이어 개미 투자자들이 이번엔 우라늄에 꽂힌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우라늄 펀드가 2019년 1년 동안의 전세계 우라늄 전체 공급규모의 약 21%를 사들이면서 우라늄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기후위기를 맞아 각국이 화력발전소를 줄이고, 대체수단으로 우라늄을 연료로 때는 원자력발전소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개미들을 우라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호주부터 영국, 캐나다.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우라늄 광산업체 주가가 폭등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개미들이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벳츠'포럼에서는 최근들어 우라늄 주제가 급상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벳츠에서 거론되는 주식들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멋진주식(스웨기스톡스)'에 따르면 캐나다 우라늄 광산업체 캐미코는 현재 이 포럼에서 미국 애플,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에 이어 3번째로 화제를 모으는 종목이다.

화제성이 집중되면서 전세계 개미투자자들의 우라늄 관련 투자가 급증하고, 그 덕에 이들 종목 주가 역시 급등하고 있다.

이날 호주 시드니 주식시장에서 시드니증시에 상장된 우라늄 광산업체 페닌슐라에너지, 호주에너지리소시스(ERA), 배너먼에너지 등의 주가가 각각 25% 넘게 폭등했다.

또 영국에서도 오라(Aura)에너지가 35% 넘게 폭등했고, 우라늄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역할을 하는 옐로케이크 주가는 13% 급등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우라늄 광산업종 주가가 3% 뛰었고, 우라늄로열티코프 주가는 21% 폭등했다.

7월 출범한 캐나다의 스프롯피지컬우라늄트러스트라는 펀드가 우라늄을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우라늄 가격이 급등한 것이 우라늄 주식에 개미 투자자들이 몰린 직접적인 계기다.

옐로케이크 최고경영자(CEO) 앤드리 리벤버그는 스프로트가 직접 우라늄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이 개미들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스프로트는 캐나다 토론토증시(TSE)에 상장돼 있다. 스프로트에 따르면 7월 출범 이후 이 펀드는 우라늄 약 2500만파운드를 매수했다. 지난주에는 하루에만 85만파운드를 사들이기도 했다.

2500만파운드는 2019년 전세계 우라늄 공급물량의 20%를 웃도는 규모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된 우라늄 규모가 약 1억2000만파운드였다.

스프로트의 우라늄 대량매수가 개미들의 우라늄 관심을 대거 촉발한 계기이기는 하지만 이전부터도 개미들은 우라늄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레딧에는 이미 2월에 이른바 '우라늄스퀴즈'라는 포럼이 만들어졌다. 개미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를 압박할 때 동원되는 전략인 '공매도압박(숏스퀴즈)'과 운율을 맞춘 포럼 이름으로 우라늄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가운데 포럼이 만들어졌다.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미국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를 없애는 대신 원자력 발전 확대에 나서면서 우라늄 수요가 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개미들을 부추기고 있다.

빌 게이츠가 재단을 통해 대규모로 투자에 나서는 등 '안전한' 원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도 병행되고 있어 원자력 발전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레딧의 우라늄스퀴즈 포럼은 2월 출범 이후 1만3000여 회원이 가입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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