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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택 500만채 부족...집값 고공행진 불가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5 04:12

수정 2021.09.15 04:12

[파이낸셜뉴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퀸앤 지역 타운하우스 앞에 주택 매매 간판이 서 있다. 미 주택 부족분은 5년치인 500만채를 넘어 앞으로도 사상최고 집값 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뉴스1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퀸앤 지역 타운하우스 앞에 주택 매매 간판이 서 있다. 미 주택 부족분은 5년치인 500만채를 넘어 앞으로도 사상최고 집값 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뉴스1

미국내 주택 수요공급 격차가 500만채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낮은 공급과 높은 수요로 인한 사상최고치 집 값 행진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CNBC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부동산중개업체 리앨터닷컴을 인용해 미국내 주택 부족 물량이 현재 524만채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의 건축 속도로 보면 5년 동안 집을 지어야 메울 수 있는 부족분이다.

리앨터닷컴은 분석보고서에서 2019년 주택 부족 물량이 384만채였지만 2년 간 부족물량은 140만채 더 늘어 이제 524만채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 건축업자들의 연간 주택 신축 규모와 미 인구조사국의 인구조사를 기초로 추산된 결과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2년 1월 이후 올 6월까지 8년 반동안 미국에서 새로 구성된 가계는 모두 1230만 가구에 이른다. 보호자를 떠나 독립해 나가면 이를 가계를 구성한 것으로 본다.

반면 이 기간 공급된 신축 단독주택 규모는 700만채에 그쳤다.

격차가 524만채다.

지금 속도라면 5년 동안 지어야 공급할 수 있는 주택물량이다.

그러나 건축 속도가 더 빨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지금 당장은 어렵다.

미 단독주택 건축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 건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저조했다.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지금은 팬데믹 충격까지 더해진 상태라 노동력을 구하지 못해 건축 속도가 매우 더디다.

그렇다고 주택 건축 자재 공급이 원활한 것도 아니다. 팬데믹 이후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그런 것처럼 주택 건축 자재 역시 공급망 위축으로 자재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집 지을 땅도 부족해 땅 값 역시 뛰면서 건축업자들의 초기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리앨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엘 헤일은 미 주택난은 오래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헤일은 "팬데믹이 미 주택 공급 부족을 확실히 심화시켰지만 데이터는 팬데믹 훨씬 이전부터 가계 구성이 이미 주택 신축 속도를 앞질렀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은 상황을 악화시킨 사건일 뿐 미국내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뿌리 깊이 자리잡은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는 "신축 주택 공급은 지난 5년간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이제 30~40대가 된 밀레니엄 세대가 이들은 '임대 세대'일 것이라던 업계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를 중시해 내 집 마련에는 관심이 적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밀레니엄 세대 역시 주택 구입 시기가 되자 앞다퉈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어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구입 가능한 신축 주택 공급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한될 전망이다. 자재 값이 지나치게 올라 건축업자들이 적당한 가격의 집을 공급하려고 마음 먹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축 주택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뛰면서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 30만달러대 신축 주택이 건축업자들의 전체 신축주택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상반기 43%에서 올 상반기에는 32%로 뚝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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