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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잊은 서학개미, 나스닥 조정받자 ‘통큰 베팅’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2 18:00

수정 2021.09.22 18:00

나스닥100 3배 추종 TQQQ
루시드 이어 순매수 규모 2위
QQQ·QLD ETF도 대거 매입
헝다發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
해외투자 연휴 직전보다 주춤
연휴 잊은 서학개미, 나스닥 조정받자 ‘통큰 베팅’
추석 연휴 기간 국내 증시가 휴장했지만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연휴에도 이어졌다. 일명 '서학개미'(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나스닥 중심의 우량주 및 우량 펀드상품을 꾸준하게 사들였다.

■나스닥 조정에 투자자 대거 '반등 베팅'

22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추석 연휴였던 지난 20~21일 미국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주에 이어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QQQ를 향한 '간 큰 베팅'을 이어갔다.

이틀간 결제된 TQQQ 순매수 규모는 1966만달러(약 233억원)로 루시드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추석 연휴기간동안 TQQQ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로 서학개미들의 이달 TQQQ 순매수 규모는 9554만달러(약 1131억원)로 늘었다.

서학개미들은 또 나스닥100 우량 기술주에 투자하는 미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QQQ ETF와 나스닥100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QLD ETF도 각각 6239만달러(약 739억원), 2368만달러(약 280억원)어치 사들였다.


8월 말에서 9월 초 상승세를 유지하던 나스닥지수가 지난 8일부터 조정을 겪자 반등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8월 말 대비 3.36% 빠졌다. 20일 지수는 지난 8월 26일 이후 16거래일 만에 1만5000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연휴 기간 블록체인 기업들이 새로 서학개미의 바구니에 들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20~21일 매러선 디지털 홀딩스(MARA)와 라이엇 블록체인(RIOT) 주식을 각각 645만달러(약 76억원), 531만달러(약 63억원)어치 사들인 것이다.

매러선 디지털 홀딩스와 라이엇 블록체인은 모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채굴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기술 기업이다. 두 기업 주가는 모두 지난 16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세지만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헝다발 위기'에 추석 해외투자는 '주춤'

한편 올해는 예년과 달리 연휴 기간 국내증시가 소화하지 못한 자금이 해외로 몰리는 뚜렷한 추세는 관찰되지 않았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 30~10월 2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투자규모는 총 2억5500만달러(약 3022억원)에 달했다. 상위 50개 종목 순매수 규모가 1억5000만달러에 못 미쳤던 연휴 직전 및 직후 사흘 대비 각각 72%, 81%씩 급등한 수치다.

반면 올해 추석의 경우 지난 20~21일 이틀간 투자자들이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을 사들인 금액은 총 1억7300만달러(약 2046억원)로, 연휴 돌입 직전 이틀 대비 오히려 5% 줄었다. 결제 이연분 등은 미반영됐지만 지난해처럼 유의미한 증가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부터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발 위기가 제기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하나인 헝다의 부채는 현재 3000억달러(약 355조원)로 오는 23일 이자 1억1900만달러(약 1409억원)를 지급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헝다는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일각에선 헝다 파산 시 그 여파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퍼질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20일 나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30.06포인트(2.19%) 급락하며 지난 5월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튿날 나스닥지수는 0.22% 반등에 성공했지만 20일 일제히 1.7%대 하락세를 보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일에도 각각 전날보다 0.15%, 0.08% 떨어지며 지난 1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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