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미국의 귀환' 내세운 바이든..중간평가 점수는?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4 17:17

수정 2021.09.24 17:17

-최종현학술원, 바이든 8개월 성과 진단
24일 최종현학술원이 '바이든 행정부 평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사회자인 손지애 이화여대 교수,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존 아이켄베리 미 프린스턴대학교 석좌교수는 영상으로 참가했다.(유튜브 캡처)
24일 최종현학술원이 '바이든 행정부 평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사회자인 손지애 이화여대 교수,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존 아이켄베리 미 프린스턴대학교 석좌교수는 영상으로 참가했다.(유튜브 캡처)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귀환’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행정부를 출범시켰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는 다른 노선을 내세우겠다고 했지만 통상과 이민 등 여러 분야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최종현학술원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바이든 행정부 평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지난 8개월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상을 통해 세미나에 참석한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대로 미국이 국제무대에 복귀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의 국내정치가 건강하지 못하고 사회는 극심한 분열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충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하지만 눈앞에는 엄청난 도전 과제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아직 세계에서의 미국 리더십 회복은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국제질서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서 일단 후퇴해 상황을 주시하는 더 방어적인 태세를 통해 복귀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것과 가깝다”고 말했다.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한국과 일본과의 군사 동맹, 유럽 안보에 있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내세우면서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돌아가지 않는 등 교역에서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바이든 행정부가 신뢰와 개방성에 중점을 두고 청정 기술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경제와 기술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력을 하기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가동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유권자들이 정부의 해외 정책 개입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추세라며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경제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복지 등에도 투자를 해야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가 자주 거론됐다.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이것이 미국의 장점이자 민주주의의 모범 사례였으며 하드파워에서도 미국이 독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과 현재 세계 시총 규모 5위 기업이 모두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면서 "미국의 혁신과 역동성, 역량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호는 미국이 리더십 역할을 다시 맡으려면 국내적으로 교육과 정부기관들의 취약함을 보완하고 양극화된 정치를 해결해야 된다며 소프트파워의 역할이 앞으로도 더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숙종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다른 것은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경제력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호 전 총리는 군사 강국인 미국의 소프트파워 기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것을 되돌려 놓으려 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누가 미국을 재정립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해 그는 “과거 미국과 소련간 냉전과 비교할 때 현재의 미-중 패권 경쟁은 상호 필요한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문제는 어떤 경쟁을 하느냐가 관심사라며 “팬데믹(대유행)과 질병, 기후 등 21세 문제를 놓고 협력을 한다면 평화와 안정을 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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