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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부회장 3년만에 석방, 中도 캐나다인 2명 풀어줘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5 19:59

수정 2021.09.25 19:59

- 미법무부와 기소 연기 합의로 가택연금 해제...멍완저우 "공산당에 감사"
[밴쿠버(캐나다)=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캐나다 밴쿠버 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2021.09.25. /사진=뉴시스
[밴쿠버(캐나다)=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캐나다 밴쿠버 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2021.09.25.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 가택 연금됐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49) 부회장이 3년 만인 24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이와 동시에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수감돼 있던 캐나다인 2명도 멍 부회장 석방 직후 풀려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멍 부회장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멍 부회장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 연기 합의(DPA)에 도달했다.

이렇게 되면 멍 부회장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미 법무부는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하게 된다.
멍 부회장이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경우 그에 대한 사기 등 형사고발은 2022년 12월 1일 기각될 예정이다.

다만 멍 부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유죄를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의 이란 사업에 관해 HSBC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만 인정했다.

기소 연기 합의 이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각하고 그에게 석방 명령을 내렸다.

멍 부회장의 석방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이다.

미 검찰은 2019년 1월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그러나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회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의 딸이기도 하다.

이에 반응해 중국도 보복성 조치로 체포했던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 등 2명을 같은 날 석방했다.

캐나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귀국길에 오른 멍 부회장은 조국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멍 부회장은 “곧 위대한 조국 어머니의 품에 들어간다”면서 “중국공산당의 영도 하에 우리 조국은 번영·발전을 향해 가고 있다. 강대한 조국이 없다면 오늘 내 자유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제재로 매년 휴대전화 매출에서 최소한 300억 달러(약 35조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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