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프간 최고 명문대 총장 "이슬람이 먼저...여성, 등교 금지"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9 07:45

수정 2021.09.29 07:45

탈레반 과도정부, 여성부 폐지
카불 신임 시장, '여성 공무원 출근 금지령' 내려 
[파이낸셜뉴스]
탈레반에 항의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위대.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탈레반에 항의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위대.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탈레반 출신인 아프가니스탄 카불대 신임 총장이 여성이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가르치는 것 모두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재장악 성공 후 '여성 인권 보장'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반대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카불대 모하마드 아슈라프 가이라이트 신임 총장은 27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카불대 총장으로 약속한다. 진정한 이슬람 환경이 모든 사람을 위해 제공되지 않는 한, 여성들이 대학에 오거나 대학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이슬람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어 "더 많은 이슬람 학자를 카불대 교수로 뽑고 이란의 테헤란대와 파키스탄의 국제이슬람대와의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지난 27일 카불대 수학과 교수 자리에 이슬람 신학자를 임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불대는 1930년 설립된 아프간에서 가장 큰 국립 대학교로 약 2만명이 재학 중이며 절반가량이 여학생이다.

아프간 교수 연합은 그의 임명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탈레반에 보냈다.

탈레반 대변인은 "그의 개인적 시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탈레반은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장악하며 '정상 국가'를 천명했으나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내용의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전원 남성인 내각이 출범했으며, 여성부를 폐지하고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를 부활시켰다.

여학생은 히잡 착용이 의무화돼있으며, 남녀 출입구 역시 구분돼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졌다.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여학생은 히잡 착용이 의무화돼있으며, 남녀 출입구 역시 구분돼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졌다.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탈레반은 지난 5일 대학 교육과 관련한 법령을 발표해, 남녀를 분리해 교육하고, 교실을 나눌 수 없다면 커튼이라도 쳐서 서로 볼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또 여학생들이 눈만 노출할 수 있는 니캅을 입고 온몸을 가리는 통옷인 아바야를 입어야 한다고도 발표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일할 권리도 빼앗기고 있다.

19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신임 시장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공무원들에게 자택 대기를 지시했다. 이어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여성 공무원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며 "월급은 지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불시 지방 공무원 3,000명 중 여성은 3분의 1가량으로 알려졌다.

1996년~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에 따른 공포 정치로 악명이 높았다.
당시 탈레반은 여성의 등교나 취업을 금지했고, 동행하는 남성 없이는 밖에 돌아다닐 수 없도록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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