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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는 건 시간문제… 기업 공모채 발행 서두른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9 18:11

수정 2021.09.29 18:11

기관 투심 지속 여부엔 물음표
금리 오르는 건 시간문제… 기업 공모채 발행 서두른다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층 빨라진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내외 복합적 요인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이에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 더 오른다' 기업들, 공모채 시장 활용 대규모 조달 분주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면서 신용도에 자신 있는 대기업 계열사, 금융그룹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공모채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10월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는 기업들은 신세계, 대한항공, 풀무원식품, KCC 등 총 16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금융사들의 대규모 조달이 눈에 띈다.


이들 16개 기업의 총발행목표치는 2조1300억원 규모다. 각 사들은 수요예측 흥행 시 증액계획을 세워뒀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최대 3조원 넘는 회사채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모채 시장도 문턱이 닳고 있다. 공모채 시장이 부담스러운 두산중공업, 이랜드파크, LX인터내셔널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사모 시장을 꾸준히 찾고 있다.

금리가 오르기 전 발행을 서두르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회사채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코스콤 체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발행한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지난해 1년치 순발행 규모와 맞먹는다. 연초 이후 회사채 순발행액은 37조9613억원(9월 2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작년 연간 순발행액(39조7656억원)만큼 발행한 셈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업황이 좋지 못한 기업들은 기업어음(CP) 시장으로 우회하고 있다. 대출채권, 임차보증금까지 유동화해 자금 마련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 조달환경 위축 시그널

상반기 투자처에 목말랐던 기관투자가들은 회사채 물량을 넉넉히 받아냈다. 경기개선 기대감까지 더해 BBB급 회사채도 모두 완판될 정도로 회사채 시장은 활황을 띠었다.

문제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이 지속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 시행 기대감, 풍부한 유동성, 경기회복 기대감이 기관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지금은 빨라진 미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 11월로 다가온 테이퍼링,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에 따라 위험 회피심리가 부각되고 있다.

실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45.3bp(1bp=0.01%p)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7월 초 34.7bp였던 스프레드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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