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요트에 붙은 조개' 떼다 숨진 고3...“자격증 없이 산소통 매게 해”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8 08:25

수정 2021.10.08 08:25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현장실습생의 계속되는 죽음, 우리는 분노한다!' 여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산재 사망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현장실습생의 계속되는 죽음, 우리는 분노한다!' 여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산재 사망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3(고등학교 3학년생)이 요트에 붙은 조개를 뗐다?

전남 여수의 한 선착장에서 요트에 붙은 조개를 제거하던 특성화고 실습생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시민단체들은 반복되는 현장 실습생의 사망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8일 해양경찰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여수시 웅천동 요트 선착장에서 여수의 한 특성화고 3학년 A군(18)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A군은 해당 요트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가 물속에서 7t 크기 요트 바닥에 붙은 조개, 따개비 등을 긁어 제거하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A군이 산소통과 무게 10㎏ 잠수용 추를 매단 채 수중 작업을 했으며, 산소통 줄이 헐거워지자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밀고 고쳐매는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A군이 스킨스쿠버, 잠수기능사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수중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은 전날(7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으로서 보호와 실습노동자의 권리도 보장받지 않는 현장실습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바다에 잠수해서 따개비 떼는 작업이 제대로 된 현장실습이라고 할 수 있겠냐. 교육부는 학습중심형 현장실습으로 제도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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