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자본주의·방미 일정조율 등 '절대안정 다수'로 정국 주도권
한일관계 개선 여지 희박해보여
한일관계 개선 여지 희박해보여
1일 일본 총선(중의원) 개표 결과, 총 465석 가운데 자민당은 과반(233석)을 넘어 261석을 차지했다. 261석은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장악하고, 위원의 과반수까지 차지하게 되는 기준선으로, 일본 정가에서는 이를 '절대 안정 다수'라고 부른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불식하고 '선거의 얼굴'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총선 실시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소집되는 특별 국회에서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제101대 총리로서 한 달 만에 제2차 기시다 내각을 출범시키게 된다. 다만, 개각없이 기존 각료들을 그대로 기용한다는 방침이다.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안정적 국정운영으로 분배에 방점을 찍은 자신의 경제정책기조인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 수백조원 규모의 경제대책과 새로운 자본주의 추진을 위한 제언들을 발표해, 정책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외교행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영국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을 필두로, 연내 방미 일정을 모색하고 있다.
한일관계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징용, 위안부 문제에 있어 아베·스가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답습하고 있다. 이번에 첫 총선을 무난히 치름으로써 1차 시험대는 통과했지만, 2차 시험대인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가 남아 있어, 한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 관계의 난제인 과거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려면, 여론과 당내 반대를 누를 정도의 지지기반이 탄탄한 '강한 총리'여야 가능하다. 우경화 행보로 치달았던 아베 정권 때 한일 위안부 합의가 타결된 것도, 아베 총리가 '강한 총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기시다 총리 역시, '강한 총리'의 반열에 올라서야, 비로소 정치적 타결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기시다 총리 자신이 외교에 강점이 있다고 여기는 만큼, 정상회담 자체를 거부했던 전임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비해서는 대화와 소통에는 나설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 한중 등 주변국과의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를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유권자들의 보수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입헌민주당을 포함해 5개 주요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전국 289개 지역구의 75%인 217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일화에 참가한 5개 야당이 확보한 의석은 직전 중의원 해산 시점의 131석에서 되레 121석으로 10석 줄었다.
반면, '자민당보다 더 우파적'인 일본 유신회는 의석수(기존 11석→41석)를 크게 늘리며, 제3당으로 약진했다. 일본사회의 깃발이 오른쪽으로 향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온건 보수 성향인 자민당 파벌인 고치카이(기시타파)수장인 기시다 총리의 균형감각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hcho@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