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美 증시는 내년에도 오른다… 호재 많은 은행·보험·통신주 주목"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3 18:24

수정 2021.11.03 18:24

데이비드 리 테일러 투자자문 CIO
"한국과 디커플링 당분간 지속
테마주보다 포트폴리오 관리
가상자산, 리스크 있지만 성장"
사진=서동일 기자
사진=서동일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이유는 미 증시는 항상 성장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증시 투자는 옵션(option)이 아닌 머스트 해브(must-have)다."

데이비드 리 테일러투자자문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가 한 달여간 약세 끝에 반등에 성공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투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됐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는 등 펀더멘털 역시 탄탄하다는 설명이다.

■美 증시와 디커플링 심화될 것

최근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코스피는 3000선을 쉽게 회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 증시와 '탈동조화 현상(디커플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10월 한 달간 코스피는 3.20% 하락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91% 올랐다. 두 지수간 차이는 10.11%p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2010년대 이후 최대다.

리 CIO는 이 같은 탈동조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특히 한국은 테스터 마켓이며 선도하고 있는 부문이 많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온실 속의 화초'"라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미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리 CIO는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시장을 떠받치고 있고 금리인상이나 인플레이션 등 악재는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6%에 가까운데 모두 상품과 서비스에 녹아들어 있으며 기업들이 그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 지수에 속한 기업 중 올해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 가운데 80% 이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리 CIO는 "올해 4·4분기에도 실적이 좋아질 기업들이 많다"고 내다봤다.

■테마 추종 말고 포트폴리오로 대응

리 CIO는 미국 주식 투자 시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늘려야 할 섹터에 대해서는 은행과 보험, 통신주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권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은행주 가운데서도 아웃퍼폼하는 주도주를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보험업종에 대해서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보험료를 깎아줬다"며 "경기 재개로 사람들이 자동차를 다시 몰고 나가게 되면 보험료 역시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업에 대해서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정책에 5G 네트워크망 구축이 포함돼있는데 AT&T와 T모바일, 버라이존 등이 이 같은 설치 장비를 맡게 될 것"이라며 "통신업체들이 현재는 지지부진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하나의 트렌드로 확장성이 높지만 확대해석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리 CIO는 "메타버스가 어떤 산업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수혜가 달라질 것"이라며 헬스케어 섹터에 확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리스크는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리 CIO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의 경우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3개월 전 2%에서 지금은 30%가 넘었다"며 대부분의 기관들이 코인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미국 기관들의 가상자산 투자가 단기가 아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타식 차익거래를 하는 헤지펀드 비중이 적기 때문에 대부분 장기적인 전망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조윤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