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미, 이스라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업체 NSO 블랙리스트 등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4 01:15

수정 2021.11.04 01:15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 남부 아라바데저트의 NSO그룹 지사 건물에 7월 22일(현지시간) 회사 로고가 붙어있다. NSO는 3일 불법 도청프로그램을 판매한 혐의로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로이터뉴스1
이스라엘 남부 아라바데저트의 NSO그룹 지사 건물에 7월 22일(현지시간) 회사 로고가 붙어있다. NSO는 3일 불법 도청프로그램을 판매한 혐의로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로이터뉴스1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용 스파이웨어 업체 NSO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NSO는 언론인들과 인권운동가들의 전화를 도청하는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를 만든 곳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3일(이하 현지시간) NSO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또 다른 스파이웨어 업체인 칸디루를 비롯해 모두 4개 업체를 이날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NSO와 칸디루 등 이스라엘 사이버 업체들은 전세계에서 불법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군 특수부대 출신들을 채용해 감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그들의 경험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를 해킹하고, 휴대폰을 도청할 수 있도록 해 준다.

NSO의 군용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는 언론인, 인권운동가, 기타 유명인사 37명의 스마트폰을 도청하는데 활용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난 바 있다.

NSO는 테러리즘, 심각한 범죄와 싸우기 위해 자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나라들에만, 그것도 이스라엘 정부 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 상무부가 NSO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것은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뜻한다.

NSO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 칸디루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보안 취약점을 파고들어 해킹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각국 정부에 팔았다.

MS와 토론토대 시민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언론인, 인권활동가, 정치적 반대파 등 전세계적으로 100여명 이상이 칸디루의 해커프로그램에 해킹당했다.

상무부는 NSO와 칸디루는 "증거에 기반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못박았다.

상무부는 "이들 업체는 외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했다"면서 "이들 정부는 스파이웨어들을 정부 관리, 언론인, 기업인, 시민운동가, 학자, 외교관 등을 상대로 악의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또 "이 스파이웨어들은 외국 정부들이 초국가적인 억압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독재정부가 외국에 나가 있는 저항세력, 기자, 시민활동가들의 불만을 잠재우는데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이같은 행위들은 법치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스라엘 업체 2곳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2개 업체는 각각 러시아와 싱가포르 업체였다.

러시아의 포지티브테크놀러지스, 싱가포르의 컴퓨터보안 이니셔티브 컨설턴시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상무부는 이들이 컴퓨터시스템에 몰래 침투할 수 있는데 쓰이는 "사이버 도구들을 거래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