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작 중계기'로 발신번호 조작… 보이스피싱 일당 구속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4 11:00

수정 2021.11.04 18:35

국내 유통 총책 18명 검거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어온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몰래 들여와 실제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밀반입한 후 모텔, 원룸, 차량 등에서 중계소를 운영한 피의자 18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8명은 구속됐다.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는 '070' '1544' 등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를 '010' 번호로 표시하는 설비로 주로 검찰, 금융 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에 악용되어 왔다. 경찰은 서민 민생경제에 큰 피해를 입히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핵심적인 범행 도구인 불법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운영 조직 일당을 붙잡기 위해 수사를 이어왔다. 이번에 붙잡힌 일당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인천항, 평택항을 통해 중계기를 밀반입해 보이스피싱 콜센터 사무실에서 발신한 인터넷전화를 변작해 국내 피해자들에게 송신토록 함으로써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왔다.


이들은 중계기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모텔이나 차량에 중계소를 설치하는 수법을 썼다. 인적이 드물고 시골 외곽에 위치한 모텔을 물색해 TV 선반 뒤나 침대 아래, 심지어는 옥상에 있던 항아리, 보일러실 등 예상치 못한 장소에 '무인형 중계소'를 설치했다. 또 차량에 중계기를 설치해 여러 지역을 계속 이동하는 방법으로 운영하는 '이동식 중계소'가 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276개) 및 아이피(96개)를 분석해 중계기가 설치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특정하고 가용 가능한 수사기법을 모두 활용해 수색을 이어왔다.


그러다 총 46개의 중계소를 발견, 중계기 62대(총 1458포트) 및 라우터, 유심 등의 관련 통신장비를 압수하고 국내 중계기 유통 총책 등 18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은 국내 이동통신망 번호로 전화가 송신되더라도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는 수상한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하고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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