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소심해진 서학개미, 성장성 돋보인 빅테크엔 통큰 투자 [해외주식 인싸이트]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7 18:35

수정 2021.11.07 18:35

美 증시 순매수 한달새 48%↓
해외주식 매도속 테크 러브콜
메타에 3억347만달러 투자
MS·엔비디아도 대거 사들여
소심해진 서학개미, 성장성 돋보인 빅테크엔 통큰 투자 [해외주식 인싸이트]
국내 해외 주식투자자들의 투심이 4·4분기 들어 주춤해졌다. 지난 10월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가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이달 초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3·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성장 전략을 내보인 기업들엔 꾸준히 자금이 몰렸다.

■쪼그라든 해외주식 투자액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0월 미국 증시에서 총 4억4600만달러(약 529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9월(8억5500만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48% 쪼그라든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첫째 주에도 미국주식을 총 35억6300만달러어치 내다 팔아 매도액이 매수액(34억4300만달러)을 소폭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심 위축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0월 들어 순매도 증가폭이 늘거나 9월 순매수에서 10월엔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10월 중국 본토 증시에선 1300만달러(약 15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월별 중국 본토 주식 투자세가 순매도로 돌아선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같은 기간 홍콩주식 순매도 규모도 4670만달러(약 555억원)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순매도 전환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주요국 경제 및 이익 지표의 기저효과로 모멘텀이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경기 부양 여력이 높은 선진국과 G2(미국, 중국)을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메타·MS·엔비디아 수요는 '굳건'

급감한 자금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등 유망 테마를 내세운 대형 빅테크 기업 등엔 국내투자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세이브로 집계 결과 지난 5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메타(구 페이스북)에는 3억347만달러(약 3601억원)에 달하는 국내 자금이 모였다. 순매수액이 4830만달러(약 573억원)였던 전월(9월6~10월5일)보다 6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메타가 지난 10월 28일 3·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사명 변경 등 회사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연례 컨퍼런스 '커넥트 2021'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컨퍼런스 직전인 10월 넷째주 메타 순매수액은 5130만달러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컨퍼런스가 진행된 10월 다섯째주와 이달 첫째주엔 각각 1억1284만달러, 1억2870만달러의 자금이 몰리며 메타 주식을 향한 '매수 폭발세'를 연출했다. 3·4분기 매출액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1.7% 가량 하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 전략이 투심을 자극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목표가 뚜렷하고 실적 가시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1.1배인 2021년 주가수익비율(PER)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2~4일 사흘간 개최한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1'을 통해 메타버스 및 인공지능(AI), 초연결 관련 비전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 수요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MS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인 10월 다섯째주엔 1590만달러, 행사가 열린 지난주엔 6157만달러로 각각 전주 대비 82%, 287%씩 폭증했다. 이에 최근 한 달간 MS에는 총 8049만달러(약 955억원)이 몰렸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도 5111만(약 606억원)어치 사들였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4일 메타버스 플랫폼 상용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4일 주가는 전날보다 12.04% 급등한 298.01달러에 마감,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국내 자금은 3·4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이번 분기 성적도 불투명한 기업에선 빠르게 이탈했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3·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던 애플과 아마존을 최근 한 달간 각각 1537만달러(약 182억원), 4491만달러(약 53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주식팀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업종, 업체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시현되고 있다"며 MS와 위드 코로나 수혜가 예상되는 우버를 '톱 픽'으로 꼽았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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