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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소형주 살아난다… 8개월 박스장 뚫은 러셀2000지수 [해외주식 인싸이트]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8 17:45

수정 2021.11.08 18:30

시총 1001∼3000위 종목 구성
이달에만 신고가 세차례 경신
美 경기회복과 함께 상승세
美 중소형주 살아난다… 8개월 박스장 뚫은 러셀2000지수 [해외주식 인싸이트]
미국 주식시장에서 러셀2000 지수가 8개월간의 조정끝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들어 러셀2000은 세 차례 신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경기 회복과 함께 중소형주 상승이 이어지겠다고 분석했다.

8일 시카고옵션거래소에 따르면 러셀2000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전주 대비 139.89포인트(6.09%) 오른 2437.08에 마감됐다. 러셀2000이 2400선을 돌파한 건 1980년대 지수 개발 이후 처음이다. 러셀2000은 지난 2일과 3일, 5일 등 이달 들어 세 차례나 최고가를 다시 썼다.

러셀2000는 미 투자회사 러셀 인베스트먼트가 창안한 지수다.
미 시가총액 상위 1001~3000위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중소형주 동향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이들 종목의 시총 합계는 시총 1~3000위로 이뤄진 러셀3000 전체 시총의 10%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중소형주의 약진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그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다우존스30산업평균, 나스닥지수 등 뉴욕 3대 지수가 밥 먹듯 신고가 경신 랠리를 이어갈 동안 러셀2000은 횡보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러셀2000은 지난 3월 15일 2360.17에 마감, 신고가를 경신한 이래 8개월간 약보합의 박스권 장세를 보였다. 이날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러셀2000의 지수하락률은 2.67%였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과 다우, 나스닥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16.04%, 8.70%, 15.15%에 달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이 올 한해만 70차례 남짓 전고점을 돌파할 동안 중소형주는 오히려 조정을 받은 모습이다.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배드배스앤비욘드 등 러셀2000에 대거 포진했던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 열기 이후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러셀2000은 연초 레딧발 게임스톱 대란, 성장 테마로의 폭발적 수급 유입에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을 겪은 후 강세장에서 소외됐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 속 대형주 대비 이익 모멘텀도 부진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러셀2000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8개월간 주가 조정을 거치면서 이들의 발목을 잡았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된 반면 중소형주 성장성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지수 상승을 자극할 긍정적 요인이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경기에 민감한 탓에 러셀2000은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러셀2000의 상승을 이끈 건 업무용 소프트웨어업체 아사나(1개월 상승률 21.45%), 지방은행 퍼스트파이낸셜뱅크셰어스(12.98%) 등 금리 인상 및 글로벌 공급망 대란 수혜주, 리오프닝 테마 등 실물경기와 맞닿은 업종이었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FX전략담당 상무는 CNBC에서 "이들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잘 헤쳐나간다면 선방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단 주장이 우세한데 노동 수준은 훨씬 낮아 생산성이 급증하고 이는 수익 증가로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자들 역시 러셀2000의 상승 전망에 기대감을 얹은 모습이다. 지수가 오르자 아이쉐어즈 러셀2000 ETF(IWM), 뱅가드 러셀2000 ETF(VTWO) 등 관련 ETF 역시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0월 일일 평균 거래량이 약 2193만주에 불과했던 IWM의 거래량은 지난 3일과 5일 각각 약 4765만주, 4202만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VTWO의 지난주(11월1~5일) 일평균 거래량 역시 지난 10월 평균 대비 57% 가량 늘었다.
미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기술분석책임자는 "러셀2000의 신고가 경신을 봤을 때 2022년 상반기 증시 화력이 광범위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보합세를 유지했던 소형주들의 이 같은 활황은 강세장에 전반적으로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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