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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지분 매각 전망에 테슬라 주가 급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9 07:01

수정 2021.11.09 07:01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임 컨벤션에 참석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임 컨벤션에 참석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8일(이하 현지시간) 5% 가까이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를 비롯해 뉴욕 주식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최근 폭등세를 보였던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입방아가 만든 참사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주말 마감가보다 59.15달러(4.84%) 급락한 1162.94달러로 장을 마쳤다.


발단은 6일 머스크의 트윗이었다.

미 정치권에서 부유층의 주식 보유에 대한 과세 논의가 무르익는 가운데 주식 매각 차익 세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자 머스크는 트윗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지분 매각 여부를 결정하라고 표결에 부쳤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 6250만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보유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말지 팔로워들이 결정하는대로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찬성이었다.

약 3520만명이 투표한 가운데 57.9%가 찬성했고, 42.1%는 반대했다.

머스크가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프리스의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필립 하우초이는 머스크가 약속대로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면서 "표면적으로 이는 아주 좋은 소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 억만장자(머스크)가 세금을 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우초이는 머스크가 만약 약속과 달리 지분을 팔지 않으면 그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9월 한 컨퍼런스에서 올 연말께 대규모로 할인된 가격에 대형 기관투자가들에 주식을 매각하는 블록세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내년 8월 끝나는 스톡옵션을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대형 블록세일에 나서면 테슬라 주가는 일시적으로 쏟아지는 매물로 인해 상당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종가를 기준으로 머스크의 테슬라 보유지분 17% 평가액은 2080억달러로, 이 가운데 10%를 매각한다면 208억달러어치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CNBC에 따르면 하우초이는 이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950달러에서 1400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그는 스톡옵션이 실행되더라도 테슬라는 여전히 탄탄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머스크는 어떤 경우이건 주식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가 15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세금을 내야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내년 8월에 끝나는 스톡옵션을 마감 기한 이전에 실행하려면 자본이득세를 내기 위해서라도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해 세금낼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는 2012년 테슬라 지분 2286만2050주를 주당 6.24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이 스톡옵션은 내년 8월 13일 만료된다. 그 전에 실행하지 않으면 휴지조각이 된다.

스톡옵션은 직원 복지, 보상 등으로 간주돼 개인소득세 가운데서도 세율이 높다. 최고 소득세율을 적용받거나 세율 37%에 투자세 3.8%가 더해진 규모가 적용될 수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거주 기간 동안 받은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을 모두 내야 한다.
세율은 최고 세율인 13.3%가 적용된다.

연방 소득세와 캘리포니아주 소득세를 더하면 스톡옵션으로 생기는 자본이득의 절반 이상인 54.1%를 세금으로 낼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150억달러에 이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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