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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추락하는 디즈니 ‘줍줍’ [해외주식 인싸이트]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5 17:43

수정 2021.11.15 18:08

어닝 쇼크에 160달러선 깨지자
국내 투자자들 저가매수 나서
11~12일 805만달러 순매수
“넷플릭스대비 저평가” 분석도
서학개미, 추락하는 디즈니 ‘줍줍’ [해외주식 인싸이트]
3·4분기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은 월트 디즈니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최근 종가 기준 넷플릭스에 글로벌 미디어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허락한 가운데 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은 디즈니 저가 매수에 나섰다.

1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주 디즈니 주가는 전주 대비 16달러(9.11%) 급락한 159.63달러에 마감됐다. 디즈니 주가가 주당 160달러선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최근 2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디즈니의 3·4분기 성적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보이면서다.
회사는 3·4분기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185억달러, 0.4달러를 기록했다고 10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 늘고 EPS는 흑자 전환했지만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당초 1억2540만명으로 예상됐던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도 1억1810만명에 그쳤다. 특히 3·4분기 디즈니+ 가입자 순증 규모는 지난 2019년 11월 서비스 첫 출시 이후 분기 사상 역대 최저치인 210만명이었다.

이에 지난 9일부터 약세였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거래일인 11일, 12일 각각 전날보다 7.07%, 1.53%씩 떨어지는 등 하락폭을 키웠다. 시가총액도 3000억달러 밑으로 내려앉은 2901억달러(약 342조원)를 기록하며 '미디어 대장주' 자리를 넷플릭스에 내줬다.

디즈니는 지난 3월 초 넷플릭스와 시총 격차를 1480억달러(약 175조원)까지 벌리는 등 굳건한 글로벌 미디어 대장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지난 12일 넷플릭스 시총이 3024억달러(약 357조원)로 치솟으면서 넷플릭스는 최근 1년래 처음으로 디즈니 시총을 넘어섰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 등 월가는 디즈니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실적발표 이후 미 증권사 및 투자은행사들이 제시한 디즈니 목표주가 밴드(범위)는 172달러~220달러다.

다만 국내투자자는 저가매수에 나섰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투자자는 지난 11~12일 디즈니 주식을 총 805만달러(약 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주식 중 8번째로 많은 규모다.

글로벌 미디어주로서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증권가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 순증에 제동이 걸렸지만 단기적 이슈로 본다"며 "아직 진출할 국가와 공개할 콘텐츠가 많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달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에 상륙한 디즈니+는 내년께 동유럽 및 중동을 포함한 50개 이상의 새로운 지역을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023년까지 160개국 이상 지역에 서비스를 런칭하고 2억3000만~2억6000만명의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디즈니+가 출시된 지 2년 밖에 안 된 초기 OTT인 만큼 주가이익성장비율(PEG)이 타 미디어 기업 대비 높단 평가도 나왔다.
PEG는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연간 EPS 성장률로 나눈 값이다. PEG가 낮을 수록 성장세가 뚜렷하고 '거품'이 없단 의미로 간주된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디즈니의 주가이익성장비율(PEG)는 0.75배로 폭스(2.1배), 넷플릭스(1.25배)보다 낮아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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