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7760억 새로 찍어
전환사채(CB) 전환가액 상향 조정 의무 시행이 불과 보름 남은 가운데, 시장 경색을 우려한 상장사들이 CB를 대거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발행된 CB 규모는 7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하이브(4000억원), 켐트로스(200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180억원), 우리기술(100억원) 등 19개사가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달이 절반 정도 남은 시점에서 앞선 10월(5421억원), 9월(3588억원) 발행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전환가액 리픽싱(전화가액 조정) 상향 조치 실행이 가까워오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CB 리픽싱 하향 규정만 있었다. 실례로 A상장사가 1000원에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CB를 발행한 후 주가가 700원으로 떨어지면 전환가액도 낮춰야 한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1000원을 넘어서도 현 제도에서는 낮춰진 전환가액을 유지할 수 있다. CB 투자자들은 그만큼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환가액을 1000원으로 되돌려야 한다(조정 범위는 최초 전환가액의 70~100%로 제한). 이 경우 CB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 때까지 들고 있을 유인이 커지게 된다.
문제는 원리금 상환 여력이 낮은 상장사의 경우 만기 때 사채를 전액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부담을 느낀 중소기업들이 이달 발행 규모를 늘린 것"이라며 "전환가액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던 일부 세력이 걸러지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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