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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엉덩방아로 대퇴부 골절까지… 겨울철 노인 낙상 주의보 [Weekend 헬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9 04:00

수정 2021.11.19 04:00

노인 낙상환자 4년새 52% ↑
골밀도 낮고 균형감각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 위험
가벼운 걷기 운동 꾸준히 하고
실내 조명도 밝게 유지해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타나는 반갑지 않은 일 중 하나가 노인 골절사고다. 나이가 들면 관절과 뼈, 근육 등이 약해져 힘이 떨어진다.

균형 잡는 능력도 저하돼 쉽게 넘어진다. 또 시력과 청력이 현저히 감퇴돼 외부 자극에 둔감해진다. 이로 인해 불의의 사고에 대처하는 민첩성이나 순발력도 많이 저하된다. 게다가 겨울철엔 영하의 기온에 몸이 움츠러들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는 균형 유지에 방해가 되는데, 자칫 부주의하면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기 쉽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교수(노년내과)는 "노인은 젊은이에 비해 골밀도가 줄어 가벼운 낙상에도 대퇴부 골절이나 척추 압박골절, 전완부 골절 등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낙상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엉덩방아로 대퇴부 골절까지… 겨울철 노인 낙상 주의보 [Weekend 헬스]

■65세 이상 낙상 환자 4년새 52% 증가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낙상으로 인해 23개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참여 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전체 환자 수는 27만 6158명이다. 낙상 손상환자는 2015년 대비 2018년에 약 13.8% 증가(2015년 6만 3200명→2018년 7만1931명)했고,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노인(7만2647명, 26.3%), 6세 이하 어린이(5만7206명, 20.7%)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또한 겨울철 낙상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는 2015년 대비 2018년에 약 17.2% 증가(2015년 1만5457명→2018년 1만8121명)했고, 이 중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약 52.1%로 급증(2015년 3647명→2018년 5546명)했다.

노인이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감소, 간병과 의료비용과 같은 경제적인 부담도 뒤따라온다. 회복된다 해도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이러한 두려움은 노인의 일상생활을 위축시킨다.

특히 낙상으로 대퇴골 근위부가 골절되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회복까지 약 6∼12개월이 소요된다. 회복되더라도 약 3분의 1만이 이전 상태와 같이 몸을 움직일 수 있다. 대부분은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부위 통증으로 인해 못 움직이고 누워만 있게 돼 욕창, 폐렴, 폐색전증,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얻는다. 수술 후 회복되더라도 장시간의 재활치료가 필요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요양시설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집안에서 낙상사고가 나면 별 거 아닌 걸로 생각하고 아무 치료 없이 넘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노인은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쉽게 허리뼈나 엉덩이뼈가 부러질 수 있다. 노인 낙상을 간단한 타박상 정도로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운동으로 낙상 예방

낙상의 내적 요인으로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노인들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 겨울철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평소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엔 빙판길을 조심하고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노인은 화장실에서 넘어지지만 않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다. 집안에서 넘어지기 쉬운 환경을 미리 막아야 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나 기타 장애물은 걷는 데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치워둔다. 집안 조명은 너무 어둡지 않게 항상 적당한 밝기로 유지한다.

노인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다만 날씨가 춥다고 운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거동을 줄이면 오히려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근육이 위축될 수 있으니, 기온이 올라가는 낮 시간을 이용해 걷기와 같은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운동시 준비운동은 평소보다 2~3배로 늘려 몸을 충분히 풀어준다. 운동 중 외상 입는 걸 막기 위해서다. 장갑과 모자 등으로 보온을 유지하고, 또 운동 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야 부상이 적다. 추운 날씨에 운동할 때는 손과 코, 귀, 머리에 찬바람이 닿지 않도록 장갑이나 모자, 마스크 등을 반드시 착용한다.

운동을 심하게 한 뒤에는 잠깐 동안 체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조건이다. 운동 후 샤워를 해 빨리 땀을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물을 마셔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서 작은 충격에도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뼈 밀도가 낮은 노인은 겨울철 골절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가벼운 외상 정도로 쉽게 생각해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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