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끝까지 "네가 죽였잖아"..서로 떠민 제주 중학생 살해범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9 08:22

수정 2021.11.19 16:33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과거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백광석(48)과 김시남(46)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중학생인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집에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며, 검거 후에도 서로 책임을 미루며 유족에게 극심한 고통을 줬다"며 두 피고인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백씨와 김씨는 지난 7월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범행 대상 주택에 대한 사전 답사를 마친 뒤 18일 오후 3시 16분께 침입해 허리띠로 목을 졸라 중학생 A군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범행 도구 중간 부분에서는 백광석의 DNA가, 양 끝단엔 김시남의 DNA가 검출됐다"며 "김시남이 A군의 목을 직접 졸랐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범행을 계획, 주도한 백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봤다.

두 사람은 검찰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지난 재판에서의 주장처럼 자신이 피해자를 직접 살해하진 않았다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백씨는 재판부에 의견서를 통해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으며, 죽이지도 않았다"면서 "피해자는 친아들이나 다름 없고,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치장에서 교도소로 들어오면서 피해자에게 가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두번이나 가려고 했으나 갈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백광석의 진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다"면서 "나는 범인이기도 하고 목격자다. 백씨의 말에는 진실이 없다"고 맞섰다.
그는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고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면서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전 동거녀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A군이 자신에게 적절한 대우를 하지 않자 앙심을 품고 평소 금전적인 도움을 주던 김씨를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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