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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금융·게임...블록체인 생활 속으로 '성큼성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3 14:28

수정 2021.11.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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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시장, 연간 68.4% 성장 예상
다양한 업종에 블록체인 적용
백신여권, 금융, 게임 등 다양
[파이낸셜뉴스] 블록체인 기술이 일상의 다양한 서비스들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해킹이 불가능해 보안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인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안전한 처리가 중요한 백신영권, 금융,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 연평균 68.4% 성장"

우리나라 백신접종증명서비스인 '쿠브'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졌으며, 영어로 변환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백신접종증명서비스인 '쿠브'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졌으며, 영어로 변환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올해 49억달러에서 2026년 674억달러로 연평균 68.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은 △벤처캐피털(VC)의 블록체인 분야 투자 확대 △은행 및 보안 분야에서 블록체인 솔루션 적용 확대 △결제 등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솔루션 채택 등을 꼽았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저장 방식의 일종이다.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에 스마트 계약을 적용하면 은행이나 게임 같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른바 '백신여권'으로 불리는 백신접종증명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실생활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백신접종증명서비스인 '쿠브'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코로나19 인증 시스템도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졌다. EU 회원국 외에 이스라엘, 파나마, 터키, 우크라이나, 영국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잇다. 콜롬비아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바이탈패스'를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교류가 멈추고, 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백신접종을 증명하는 것이 사회안전을 유지하는데 필수요소 중 하나가 됐다. 백신접종증명서를 신뢰할 수 없다면 사회·경제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들다. 블록체인의 보안성, 데이터 무결성, 실시간성 등의 특징은 백신접종증명서에 적용하기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백신을 접종한 뒤 발급받은 접종증명서는 블록체인으로 저장된다. 이후 신분증 및 여권 정보와 백신접종 정보를 연결해 접종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불러 들이기 때문에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

디파이, 기존 금융서비스 한계 극복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금융서비스인 디파이를 통해 기존 금융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금융서비스인 디파이를 통해 기존 금융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캐나다왕립은행(RBC)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블록페인 기술이 금융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큼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강력한 보안, 24시간 365일 운용가능한 특징, 실시간 서비스 기능 등이 금융서비스에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기존의 금융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전세계 17억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금융서비스의 비용이 매우 높거나 자격을 갖추지 못해 기존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디파이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가상자산으로 대출을 받거나, 본인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이자수익을 취득할 수 있다. 디파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디파이에 투입된 자금의 규모는 1100억달러 이상이다. 1년 전의 210억달러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도권에 있는 대형은행들도 디파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 중 하나인 소시에테제네랄(Société Générale SA)은 내년 초에 총 2860만달러 규모의 디파이 대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세에테제네랄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소시에테제네랄포지(Société Générale Forge)의 장-마르크 스팅거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의 최고 고객 20명 중 디파이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디파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얼마나 빨리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게임, 블록체인으로 '토큰 이코노미' 선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플레이투언(P2E) 게임 '엑시인피니티'는 게임 업계의 블록체인 열풍에 불을 지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플레이투언(P2E) 게임 '엑시인피니티'는 게임 업계의 블록체인 열풍에 불을 지폈다.

게임업계는 최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을 가장 빨리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플레이투언(P2E) 게임인 엑시인피니티는 100만명의 일평활용이용자수(DAU)를 보유하고 있다.

엑시인피니티 이용자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코인을 벌어들인 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국내에서는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지난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은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획득한 흑철을 최종적으로 위믹스(WEMIX) 코인으로 교환해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는 P2E 게임이다. 조만간 게임 아이템에 NFT도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위믹스 플랫폼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100개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비디오게임 '어쌔신 크리드'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를 더샌드박스의 모회사 애니모카브랜즈에 투자했다. 유비소프트의 이브 길못 CEO는 "유비소프트가 블록체인 게임업계를 주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빠르게 해외 송금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는 미국과 과테말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무료 해외송금 서비스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는 미국과 과테말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무료 해외송금 서비스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블록체인 기술을 해외 송금에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현재에는 A국가에서 B국가로 송금할 때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실제 최근 기존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Meta)는 미국과 과테말라에서 무료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금융 스타트업 팍소스트러스트를 통한 것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에서 운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것이다. 팍소스는 달러와 가치가 1대 1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팍스(PAX)를 발행하고 있다.


팍소스트러스트는 올해 초 스위스 금융기관 크레디트스위스, 기관투자자와 주식투자자를 위한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피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당일 주식매도 결제 솔루션을 테스트했다. 미국에서 주식 매매는 통상 이틀 후에 이뤄지는데 이를 하루로 단축하는 것다.


팍소스의 찰스 카스카릴라 CEO는 "블록체인의 다음 단계는 가상자산이 자산등급으로 인정받는 것보다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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