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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논란에도 건재한 넷플릭스, 승부처는 결국 K콘텐츠 [성패 엇갈린 해외 OTT]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9 18:11

수정 2021.11.29 18:35

디즈니의 한국 진출에도 별다른 타격없는 넷플릭스
하루시청자수 되레 30% 늘어
오징어게임·지옥 등 연타석 홈런
지역 단위 콘텐츠 투자의 힘
글로벌 공급에 치중하는 디즈니·애플 전략과는 대조적
한국에 진출한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콘텐츠(한국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망사용료 분쟁''구독료 인상' 등 논란에도 약진하고 있는 반면, 디즈니+(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애플TV플러스)는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영화·드라마) 부재로 기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디즈니 헤매는 사이… 넷플릭스는 '지옥'으로

29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일간시청자수(DAU)는 국내 출시일인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59만여명에서 40만여명으로 3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DAU는 305만5000여명에서 395만5500여명으로 약 29.4% 증가했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진출 직후 '오역' '고객 응대' 문제 등으로 곤욕을 치른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 19일 공개한 '지옥'으로 '오징어게임' 인기를 잇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이미 방대한 수의 해외 콘텐츠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오역과 같은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며 "수년간 안정감을 쌓아온 넷플릭스와의 구조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 확보 전쟁 치열해질 듯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일구고 있는 K-콘텐츠로 각종 논란을 불식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당초 넷플릭스의 해외 OTT 독점 체제는 디즈니와 애플이라는 해외 거대 지식재산권(IP) 업체의 상륙으로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망이용료 분쟁'과 '구독료 인상'으로 국내 일각에선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넷플릭스 측은 'K-콘텐츠 투자 및 경쟁력 확대'를 언급했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망이용료 토론회에 참석한 토마스 발머 넷플릭스 전송정책 부문 디렉터는 "망 사용료는 인터넷 콘텐츠에 부과되는 통행료로서 콘텐츠의 한국 내 현지화를 저해할 것"이라며 거듭 망이용료 부과 반대 방침을 밝혔다.

결국 넷플릭스가 이 같은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한 지역 단위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스위트홈 △D.P. △인간수업 △마이네임 △오징어게임 △지옥 등으로 이어지는 다수의 국내 독점 콘텐츠를 공급해왔다. 12월 24일에는 또 다른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고요의 바다'를 공개한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출시에 앞서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7종을 밝혔지만, 아직 상영 중인 영화·드라마 콘텐츠는 없다. 애플TV플러스는 '닥터브레인'이 유일한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K-콘텐츠는 수억 달러대의 해외 유명 IP에 비하면 비용 대비 질이 우수한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며 "OTT플랫폼 특성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역 단위 콘텐츠 투자와 차별성에 강점이 있는 선두주자 넷플릭스를 주로 글로벌 단위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디즈니, 애플이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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