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온실가스 감축 안하면 호우·혹서 늘고 계절 변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9 16:00

수정 2021.12.09 16:00

한미 공동연구진, 15개월동안 대규모 기후 시뮬레이션
일강수량 최대 800㎜ 오는 곳도… 21세기말 현상 예측
한미 공동연구진이 현재 기간의 극한 강수 값과 비교해 2090~2099년의 강수량이 해당 극한 강수량보다 초과한 일수를 계산한 결과 11일 이상 강수일 변화가 있는 지역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밝은 색상일수록 강수일 변화가 많은 지역이다. IBS 제공
한미 공동연구진이 현재 기간의 극한 강수 값과 비교해 2090~2099년의 강수량이 해당 극한 강수량보다 초과한 일수를 계산한 결과 11일 이상 강수일 변화가 있는 지역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밝은 색상일수록 강수일 변화가 많은 지역이다. IBS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최악의 지구로 변한다는 예측결과가 나왔다. 지구의 평균온도가 약 4℃ 더 올라가고, 일부지역에서는 하루 강수량이 800㎜ 이상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계절의 주기까지도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팀은 9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의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 그룹과 함께 15개월에 걸친 전례 없는 규모의 지구시스템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인간의 활동이 대기·해양·육지·빙권 등 생태계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다.

키스 로저스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호우·혹서 등과 같은 극한 기후의 강도와 빈도가 변화하는 것은 물론, 계절 주기까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미 공동연구진은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IBS에 따르면, 이 시뮬레이션은 초기 조건을 다르게 가정하여 동일한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을 많은 횟수로 반복한다. 이를 통해 지구 시스템의 자연 변동성 및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를 유의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기후 변화 전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 결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평균 기후의 변화뿐만 아니라 생태계 거의 모든 측면에서 현저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21세기 말에는 전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 대비 약 4℃가 증가하고 강수량은 약 6%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 기후 현상의 변화는 평균치 변화보다도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일강수량 100㎜ 이상의 극한 강수 발생 빈도는 10배 증가하며, 현재 기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강수량 800㎜ 이상의 극한 현상까지도 전망됐다.

또한, 엘니뇨현상은 현재 기후에서 평균 반복 주기가 3.5년이던 것이 2.5년으로 짧아질 것이라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전 지구적 기온과 강수의 연간 변동성에도 변화가 찾아 올 것이라고 봤다. 캘리포니아 산불의 발생 빈도도 잦아지고, 해양 생태계에서는 북대서양 플랑크톤 번식량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속적인 온난화와 이에 따른 겨울철 적설 분포의 변화가 가져오는 계절 변화로 인해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식생 성장 기간이 21세기 말에는 현재보다 약 3주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고칸 다나바소글루 NCAR CESM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대용량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자료를 기반으로 보다 전문화된 주제에 대한 다양한 후속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 시스템 역학(Earth System Dynamics)'에 실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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