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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바빠진 미 연준, 금리인상 빨라지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1 04:04

수정 2021.12.11 04:04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함께 워싱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AP뉴시스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함께 워싱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AP뉴시스

더 가팔라진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채권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 노동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6.8% 올라 1982년 이후 39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 CPI도 4.9% 급등해 13년만에 최고 오름세를 나타냈다.

연준, 테이퍼링 속도내기 의사는 굳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채권매입 축소 규모를 논의하겠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답변한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일단 규모 축소가 확실시 된다.


최근 파월 의장 뿐만 아니라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 로레타 메스트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급격한 물가상승세에 대비해 필요할 경우 연준이 신속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채권매입을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분위기 조성은 끝난 상태다.

이들은 금리인상 마중물은 테이퍼링을 끝내 놓고 즉각 금리인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연준이 채비를 끝내 놓고 있어야 한다며 '보험'을 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태도 전환은 지난주 파월의 의회 증언에서 확인된 바 있다. 당시 파월은 '혼선'을 준다며 올들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관해 설명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일시적'이라는 말은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가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비관하기도 했다.

연준, 광범위한 물가 상승에 긴장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의 태도 변화는 물가 상승 흐름이 심상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이전까지는 물가 상승세가 지난 1년간 31.4% 폭등한 중고차와 픽업트럭 가격처럼 일부 항목에 집중되면서 과장됐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름세가 전반적인 흐름이라는 판단으로 바뀌었다.

중고차 가격 등 그동안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노동시장 회복세로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임금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가 뛰고 있다고 연준은 분석하고 있다.

내년 초 미 실업률은 4% 밑으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세는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아 연준의 금리인상 요건을 충족할 전망이다.

연준은 일단 이달 FOMC에서 채권매입 축소 규모를 더 확대할 것이 확실하다.
월 150억달러 줄이기로 한 것보다 2배 많은 300억달러씩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14~15일 FOMC와 내년 1월 회의를 통해 내년 봄 금리인상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3월 연준이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이 갈수록 가팔라지는 물가상승세로 인해 현실이 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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