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도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30억달러(약 3조54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강성 노조로 악명 높은 디트로이트는 오랫동안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을 꺼리는 곳이었다. 자동차 업체들은 노조가 아예 없거나 세력이 매우 약한 남부 지역을 대안으로 꼽고 이 지역에 대규모로 투자해왔다.
남부는 특히 막대한 세금 혜택과 낮은 인건비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을 유혹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11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디트로이트로 방향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노조가 만들어진,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방안이 GM을 다시 디트로이트로 불러들인 것으로 보인다.
포드, 스텔란티스 산하 크라이슬러와 함께 디트로이트 터줏대감이자 자동차 '빅3'로 부르는 GM이 고향인 디트로이트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GM은 현재 디트로이트 교외 지역의 자사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최종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 전기차 2종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전환에 최소 20억달러가 들어갈 전망이다. 지금은 가동이 뜸한 이 공장이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되면 1500여 일자리도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로 생산시설을 전환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생산된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공장도 들어선다. GM은 인근 랜싱 지역에 전기차용 배터리 조립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GM은 배터리 협력사인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지분 50 대 50으로 2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억달러 넘게 드는 공사비의 절반씩을 GM과 LG에너지가 부담하는 것이다. 12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면 이는 3번째 GM과 LG에너지 합작공장이 된다.
현재 양사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공장을 짓고 있고. 테네시주에서도 공장 설립에 들어갔다.
다만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지역 당국과 협의 중이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계획이 바뀌거나 철회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GM 주가는 디트로이트 인근 내연기관 자동차 설비를 전기차 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에 이미 뛰었다.
10일 3.59달러(6.02%) 급등한 63.21달러로 올라섰다.
GM의 디트로이트 전기차 공장 설립계획은 현재 상원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바이든의 인프라 투자방안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방안에 따르면 노조가 만들어진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신차를 살 경우 최대 1만2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에서 생산됐더라도 노조가 없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경우에는 최대 4500달러 세제혜택만 가능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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