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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우려에 급락하는 비트코인 ..어디까지 떨어지나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4 16:27

수정 2021.12.14 16:37

비트코인·이더리움 11월 상승분 모두 반납
"지지선 붕괴시 추가 하락도 가능" 분석도
"인플레 헤지 수단? 시장 공포 영향 받는다"
[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경기 활성화를 의미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며 미 금융당국이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관투자자들이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부터 우선적으로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11월 상승분 모두 반납

14일 오후 3시 현재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24시간전보다 4.8% 하락한 4만6836.21달러(약 5537만9134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7일전 기준가격으로는 8.3% 하락한 수준이다. 이더리움(ETH) 역시 24시간 전 기준으로는 7.1%, 7일전 기준으로는 14.2% 빠진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1월 강세장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경기 활성화를 의미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며 미 금융당국이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경기 활성화를 의미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며 미 금융당국이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200일 이동평균선인 4만6700달러(약 5524만6100원)에서 즉각적인 지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모멘텀 신호를 감안할때 비트코인은 지지선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다고 해도 상승여력은 5만달러(5915만원) 저항선 부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번 급락장의 배경으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경계심이 높아진 것이 꼽혔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규모를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내년 1·4분기, 늦어도 2분기에는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인플레 헤지 수단? 시장 공포 영향 받는다"

내년에 몇번의 금리인상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FOMC 후 Fed는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발표하는데, 적어도 내년 2번에서 3번까지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8% 급등했고 신규실업자가 5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도 최근 나왔다. 경기 활성화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며 Fed의 긴축정책의 강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미국)=AP/뉴시스]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14. /사진=뉴시스
[워싱턴(미국)=AP/뉴시스]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14.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도 긴축기조 형성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금과 유사하게 다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은 특성 때문이다. 억만장자로 알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효과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라고 CNBC 인터뷰에서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 보다는 미국 나스닥 성장주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 가상자산을 우선적으로 처분하는 기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시장의 리스크가 커질때 먼저 하락하는 나스닥 성장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리서치회사 트루 인사이트 예룬 블로클랜드는 최근 CNN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위축되면 투자운용사들은 가장 위험한 자산을 먼저 처분한다"며 "이번 하락은 비트코인이 시장 공포로부터 격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전문 투자자들에게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진단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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