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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우리 아들 이런 거 안 해".. 하루 만에 "아비로서 죄송"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7 17:52

수정 2021.12.17 17:52

李, 15일 유튜브 라이브방송서 아들 의혹에
"음주운전, 성추행? 가짜뉴스.. 사필귀정 믿어"
이튿날 "아들이 유혹에 빠졌던 모양, 죄송하다"
아들 성매매 의혹엔 "알 수 없지만 믿을 수밖에"
고개숙인 李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고개숙인 李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들의 도박의혹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아들의 음주운전·성추행 의혹에 "우리 아들은 이런 거 안 한다. 가짜뉴스"라고 일축한 지 하루 만에 '불법 도박'에 사과하면서 가족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빠르게 사과하고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책임 져야 한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성매매 의혹까지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오후 '재명이네 마을 커피숍'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아들의 음주운전·성추행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이 방송은 이 후보가 온라인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에 접속해 직접 답글을 달고 유튜브로 실시간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방송에 나온 '재명이네 마을' 홈페이지에는 '이재명 후보 자제 얘기'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고, 아들의 음주운전과 성추행 의혹이 적혀 있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우리 아들이? 우리 아들은 이런 거 안 하는데"라며 "요즘에 하도 가짜가 많다.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답글을 직접 달고 "걱정하지 마세요. 가짜뉴스는 오래 못 간다. 제가 사필귀정을 믿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별 거를 다하나보다. 막 지어내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튿날 이 후보 아들 이동호씨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졌고, 이 후보는 공식 사과했다.

이 후보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면서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었었다"고 사과했다.

입장문에서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오전 입장문을 낸 데 이어 중앙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가족과 관련해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참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인터넷 매체와의 합동 인터뷰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가족 검증은) 가족들에게 안타까운 일일지 몰라도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형사 처벌에 해당할 경우 책임지겠다고 공개 발언한 것이다.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이동호 씨의 상습도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1.12.17/뉴스1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이동호 씨의 상습도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1.12.17/뉴스1
전날 조선일보는 이재명 후보 장남 이씨가 2019년부터 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기고싶다'는 닉네임으로 온·오프라인 도박 경험을 담은 글들을 올렸고, 불법 도박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후보 사과에 이어 이동호씨 또한 입장문을 내고 "제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사과했다.

이런 상황에 이씨의 성매매 의혹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확전하는 모양새다. 이씨가 마사지 업소 후기를 남겼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퍼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17일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확인을 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다고 한다"고 했다.

'글 내용을 보면 가지 않고서 썼다기에는 의심스럽다'는 언론의 지적에 이 후보는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아들의 도박 자금 출처에 대해 "한 번에 몇 십 만원씩 찾아서 사이버 머니로 한 모양인데, 아무튼 기간이 꽤 길다"면서 "그 사이에 잃은 게 1000만원 이내 잃은 것 같다.
은행 빚이 좀 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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