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파트 현관 앞에 주차해놓고 "할 말 있으면 직접 해라" 공고문 붙인 차주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1 07:23

수정 2021.12.21 10:47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 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아파트 현관 앞에 주차를 해놓고 민원이 들어오자 도리어 "통행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관리실에 민원 넣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직접 하라"는 공고문을 붙인 '주차 빌런'도 온라인 상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경북 영천 촌 동네 주차 빌런'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는 두 장의 사진을 첨부하며 "(해당 차주가) 일부러 낮에 주차 공간 텅텅 빈 시간대에 출입구에다가 저렇게 해 놓는다"고 덧붙였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은 문제의 차주가 주차 구역이 아닌 아파트 현관 앞에 차량을 주차해 놓은 모습이고, 또 하나의 사진은 문제의 차주가 민원이 들어오자 짜증이 난 말투로 "할 말은 직접 하라"며 장문의 공지 글과 자신의 연락처를 기재해 놓은 사진이다.

차주는 "늦은 시간 퇴근하고 와서 1층, 지하, 두 곳 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입구나 통로에 주차를 한다"며 "그렇다고 차량과 사람이 지나다니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변명한다. 게다가 "저희도 주민이니 한 대는 어디든 대도 된다(고) 생각하고 주차할 곳 없으면 아무 곳이나 주차할 것이니 할 말은 관리실에 하지 말고 차에 번호 있으니 직접 연락 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끝으로 자신의 차량 번호와 연락처를 남겨놨다.

작성자는 "(해당 차주로부터)올려도 된다고 전화로 허락 맡았는데 전화 와서는 차 번호까지만 오픈이고 전화번호 등은 가려 달라고 하네요"라며 게시물을 수정했다.

그런데, 자신이 사진 속 차주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이 나타나 "낮 시간에 주차해 둔 게 아니고 야간에 일을 마치고 들어와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다른 차량에 피해가 가지 않게 이중주차를 해놓았던 것"이라고 반박 댓글을 달았다.


또 "그리고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안 하시고 제가 낮 시간에 마치 일부러 주차 자리를 막아둔 것처럼 주차 빌런이라느니 개인 정보도 가리지 않고 글 게재하신 점 책임 묻겠다"며 작성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지난 8월 발의한 '주차장 분쟁 해결 3법'에 따르면, 아파트 내 주차장 입구를 주차 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주차장에서 주차 질서 위반 시 관리자의 협조를 요청한다.
또 이에 불응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견인, 과태료 처분 등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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