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박항서 매직' 꺾은 태국 축구, 비결은 롤렉스 뿌리는 '억만장자 女단장'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2 10:23

수정 2022.01.02 10:25

누안판 람삼 태국 축구 대표팀 단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신태용호를 물리치고 최종 우승하며 우승컵을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누안판 람삼 태국 축구 대표팀 단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신태용호를 물리치고 최종 우승하며 우승컵을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태국 축구가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태국 축구 승승장구의 1등 공신으로 누안판 람삼(56) 단장이 꼽혔다.

태국은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0 스즈키컵에서 '박항서 매직'과 '신태용 매직'을 연달아 꺾으며 스즈키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1차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했고 1일 밤 열린 2차전에서도 2-2로 비기면서 합계 6-2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 쥐었다.
앞서 태국은 준결승에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을 물리쳤다.

싱가포르 신문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1일 '롤렉스 시계와 아이폰, 명품 가방 - 태국의 억만장자 단장이 선수들을 동기부여 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러한 승리의 비결로 람삼 단장을 꼽았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람삼 단장은 이번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면 선수단에 상금 2000만 바트(약 7억원)를 주기로 했다. 이는 스즈키컵 우승 상금으로 알려진 30만 달러(약 3억 5700만원)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선수단 동기부여를 위해 추첨 등을 통해 롤렉스 시계, 아이폰,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한다.

람삼 단장은 태국 보험회사 무앙타이 생명 대표이며 에르메스 등 외국 명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계인 람삼 가문은 카시코른 은행을 창립한 태국 명문가로, 람삼은 부친 포티퐁과 함께 태국 정치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람삼 가문이 태국 내에서 27번째 부자라고 평가했다.

누안판 람삼 태국 국가대표팀 단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누안판 람삼 태국 국가대표팀 단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마담 팡'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람삼 단장의 '축구 사랑'은 유명하다. 람삼 단장이 여자축구 대표팀 단장을 맡았던 시기 태국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에 최초로 진출했다. 2019년 월드컵에도 본선에 올랐다. 2015년에는 태국 프로축구 1부 리그 포르트FC를 인수해 2019년 FA컵 정상에 이끌기도 했다.

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브라질계 독일인 알렉상드르 폴킹 감독은 인터뷰에서 "마담 팡 덕분에 외국팀들과 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영국 레스터시티나 일본 삿포로 팀 소속 선수를 이번 스즈키컵에 뛰게 하는데도 그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마담 팡은 "매 경기가 천국과 지옥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린다.
그래도 이곳에서의 승리가 태국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태국도 한국이나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처럼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를 원한다.
돈으로만 될 문제는 아니고 하려는 의지와 열정,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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