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사설인증 도전하는 銀...진입장벽 높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4 17:57

수정 2022.01.22 11:10

카카오 인증서 이용 1억3000만건 
이용자 수는 3000만명 넘어 
빅테크로 수요 쏠림 
銀 소요 비용 대비 효과 미지수 
사설인증 도전하는 銀...진입장벽 높다
[파이낸셜뉴스] 시중은행들이 빅테크와 마이데이터 등을 의식해 사설 인증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진입 장벽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빅테크 기업 인증서에 대한 수요 및 범용성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해당 시장에서 적절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사설 인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재작년 12월에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 인증서'가 금융권 중 유일하게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 사업에 선정됐고, 최근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선정돼 해당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사업 인가를 목표로 리테일 디지털 본부에 인증사업팀을 두고 준비 중에 있다. 은행들의 사설 인증서는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정부24·행정안전부 국민비서·위택스·서울시 ETAX·병무청 통합인증 서비스 등 18여개 공공기관 서비스에서 별도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테크에 맞서는 사설 인증서를 개발, 공공기관 등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 향후 범용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마이데이터 시대에 사설 인증서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은행들의 도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자체 인증서를 갖추고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을 획득해야 마이데이터 통합인증과 공공분야 전자서명사업 등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도전하는 사설 인증 시장 장벽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재작년 12월에 인증서를 출시한 후 1년 만에 누적 이용 건수가 1억3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는 3000만명을 넘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인증서 이용 건수가 약 350만건, 이용자 수 960만명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인증서 범용성도 두드러진다. 해당 인증서로 국세청 홈택스(연말정산, 각종 세금 조회 등)와 행정안전부 정부 24(공공증명서 발급 등) 로그인, 국가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 조회, 한국토지주택공사 LH청약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 이용을 위한 인증에도 인증서가 활용된다.
이 밖에 위택스, 복지로, 국민건강보험, 한국장학재단, 국민개혁신문고, 전자민원센터, 병무청,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공사이트에도 인증서 간편로그인을 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사설 인증과 관련해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설 인증 서비스 범용성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자 인정 자격을 유지하는데 따르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미 고객들이 빅테크 기업들에 익숙해져 가는 상황에서 앞으로 은행들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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