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美 긴축속도 빨라지자 투심 위축… 코스피 35P '뚝'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5 17:55

수정 2022.01.05 17:55

올해 들어 이틀 연속 상승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턱밑까지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 증시의 성장주 급락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5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27포인트(1.18%) 내린 2953.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새해 첫 거래일인 3일 0.37%, 4일 0.02%로 상승하며 2989.24로 3000선까지 바짝 다가갔지만 이날 1%대 급락하면서 2900대 중반으로 후퇴했다.

특히 기관이 1조3430억원을 팔아 치우며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13억원, 1조308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지수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22.04포인트(2.14%) 하락한 1009.62로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양적 긴축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를 급락의 원인으로 판단했다. 장중 원달러환율이 1198.00원까지 상승,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하락 이유로 꼽았다. 1198.00원의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10월 13일 1199.00원 이후 최고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거 내렸다. 삼성전자는 1300원(1.65%) 빠진 7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2.33%), 네이버(2.87%), 삼성바이오로직스(3.04%), 카카오(5.38%)도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와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도 4% 이상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과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면서 "미국 나스닥이 국채 금리 상승을 빌미로 밸류 부담이 높은 기술주 등의 약세로 하락하자 한국 증시에서도 소프트웨어 업종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기관의 현금 자금 마련을 위해 집중 매도세를 이어간 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지수 내 다른 종목을 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관점에서는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관 매도 물량 출회로 인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면서 "대형 IPO 청약 이슈가 끝난 후에 안정화될 수 있어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반도체·자동차 업종 위주로 저가매수하는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시장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등 약세 압력이 우위에 있을 전망"이라며 "미국 성장주들이 급락을 맞았던 만큼, 증시에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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